[사설] 연정·초당내각 뭐가 다른가
수정 2005-09-08 00:00
입력 2005-09-08 00:00
지금 경제와 민생이 어렵긴 하지만 거국내각을 구성할 정도는 아니다. 노 대통령은 당초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국회의원선거법 개정을 대연정의 고리로 내걸었다. 한나라당이 일축하며 민생 중시를 강조하자 민생경제 초당내각을 다시 제안한 것으로 이해된다.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지역구도 타파나 민생 현안보다 한나라당과의 연정을 우선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구심이 든다. 경제위기를 둘러싼 비판을 야당에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런 오해들이 풀리지 않으면 초당내각은 정당성을 갖지 못하며 실현되기 힘들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가 구체적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 여야 관계가 회담 전보다 나아질 게 없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그러나 이같은 만남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연정을 하지 않더라도 대화·타협의 정치를 이룰 수 있다. 상생과 타협은 초당내각, 연정, 합당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정책이 다른 한나라당이 내각에 들어와 사사건건 대립한다면 나라가 더 어지러워진다. 여야가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로써 합리적 절충안을 찾아나가는 정치문화를 만드는 편이 현실적이다.
박 대표가 지역감정 해소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뒤로 미룬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선거구제 및 행정구역 개편 문제는 올 정기국회부터 여야가 심도있게 논의하는 쪽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민생·경제 현안에 대한 국회 입법과정에서 여야 협력이 실천으로 나타날 때 연정론은 자연히 해소된다.
2005-09-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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