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 통신음어까지 인터넷에 유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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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8-24 00:00
입력 2005-08-24 00:00
3급 군사기밀인 통신음어가 인터넷에 버젓이 유포되는 사건이 발생해 일부 군 장병들의 보안의식에 또 문제점을 드러냈다. 음어란 군 통신에서 적이 교신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특정 단어나 구절을 숫자 등으로 암호화한 것이다. 따라서 유사시 음어가 유출된다면 부대의 교신이 고스란히 노출돼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군 수사기관이 즉각 대처해 10분만에 인터넷상에서 삭제하고, 유출 음어를 사용 중이던 해당 연대급 부대도 예비 음어로 교체해 피해를 막았다고 한다.

그러나 군기밀이 이렇게 쉽게 유출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접근 가능한 인터넷상에 나돌아다닌다면 군의 보안체계상 보통 허점이 아니다. 음어의 경우 군 내에서도 비밀취급인가자만 다룰 수 있도록 국한돼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우선 비밀취급인가 장병들이 음어를 소홀히 다뤄 유출됐거나, 이들에 대한 보안교육이나 인적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구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면 재발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그게 아니고 정신나간 군인이 장난삼아 했다면 그런 군을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군 수사당국은 음어의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해서 관련자를 찾아내 엄중 문책함으로써 재발 방지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잖아도 인터넷 세대가 주류인 요즘 군대에서는 병영문화가 크게 바뀌는 중이다. 자칫 해이하면 군사보안의 누출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장병들에게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요구되는 것도 바로 전환기의 병영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평시라 해도 군사보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보안의식은 전투력 못지않게 강군이 갖춰야 할 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2005-08-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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