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X파일 공개하려면 적법성 갖춰라
수정 2005-08-03 00:00
입력 2005-08-03 00:00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이 도청내용을 공개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라는 중형 규정을 통해 사생활 영역을 보호하고 있음에도 정치권이 공개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여론의 향방이 공개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상상을 초월할 핵폭탄 내용인지, 관련 비리와 당사자는 누구인지 만천하에 공개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다. 단죄를 하든, 용서를 하든 사건의 실체를 알아야 할 것이 아니냐는 반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형식적인 법리론으로 따진다면 불법으로 취득한 장물인 도청테이프는 전량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공개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거스르기 힘든 것도 현실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사회적 총의를 모아 결정하되 도청내용 중 중대한 범죄를 수사하고 일부 내용을 공개하려면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권고한 바 있다. 사회적 총의라 하더라도 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사건의 종착점인 불법도청이 없는 사회로 한단계 발전하려면 반드시 적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정치권은 지금 속셈은 다를지 몰라도 외형적인 명분은 비슷하게 내세우면서 특별법과 특검으로 맞서고 있다. 여야가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타협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한다.
2005-08-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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