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외국학교/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수정 2005-04-30 00:00
입력 2005-04-30 00:00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학교는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한국에 파견된 외국기업 직원들 중 자녀교육에 만족하는 사람은 15.7%에 불과하다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의 조사결과처럼 국내 외국인학교 환경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외국인학교 논의는 어느새 내국인 입학 허용논란으로 번졌다. 단기간 내 완공이 어려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학교가 초기부터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일정비율 내국인을 받아야 한다는 게 논의의 시초였다.‘일정비율’은 10% 정도에서 시작해 50%까지 올라갔다. 이쯤되면 입학허용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교육시장 개방이 아니냐는 반론이 나왔고 시장개방이면 또 어떠냐는 재반론이 나오며 논란은 증폭됐다.
특별법(안)은 일단 시장개방까지는 가지 않는 모양새를 취했다. 외국학교의 본국 과실송금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문제의 내국인 학생 입학비율과 국내 학력인정 여부는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 분명한 규제를 보류했다. 정부에 맡기면 한국학생 비율은 30∼50%에 이를 공산이 크다. 또 이들은 국사와 국어만 이수하면 국내학교를 다닌 것과 똑같은 대우로 국내 대학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학교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외국인 학생들에겐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 같다. 주한미상공회의소는 한국인이 많이 다니는 외국인학교는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내국인들은 벌써부터 줄을 서고 있는 형국이다. 초등생 자녀를 준비시키겠다는 사람부터 원정출산을 그만뒀다는 사례까지 다양하다. 결국 자연스러운 교육개방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송도신도시의 경우처럼 투자유치는 단 1건에 내국인 아파트분양만 활발하다는 게 경제자유구역이라면 곤란하다. 이번 법률도 ‘기업투자유치’가 아니라 ‘외국교육기관 투자유치’결과를 가져온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교육시장을 개방하겠다면 정공법을 택하는 것이 옳았다고 본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2005-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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