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머위, 그 뒷얘기/이호준 인터넷부장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5-04-26 00:00
입력 2005-04-26 00:00
구글에서 서울신문 먼저 보기
봄이면 자주 쓰는 말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빠지지 않는다.‘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정도의 뜻이겠지만 사연은 제각각 다를 것이다. 돈이 없어서…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한심해서…. 하기야 바람이 따뜻해지고 꽃이 핀다고 얼었던 마음이 금방 풀리기야 할까. 하지만 살다 보면 세상이 그리 팍팍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우연히 확인하기도 한다.

얼마 전 이 코너에 ‘머위’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 걸 읽은 선배 한 분이 전화를 했다.“시골 어머님이 머위를 보내오셨는데 나눠 먹자.” 통화는 간단했지만 감동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먼 곳에서 온 머위를 보면서, 그 머위가 먹고 싶다던 후배를 떠올렸을 선배의 마음….



다음날에는 낯선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연세가 지긋한 독자였다. 이름 석자만 들어도 고개가 끄떡거려지는, 알려진 분이기도 했다. 내용은 집에 무공해 머위가 한창이니 나눠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우리 맛의 정취를 못 잊는 사람끼리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받기만 하는 게 염치없지만, 올봄엔 내가 가장 부자다.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2005-04-26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