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택시 합승/이용원 논설위원
수정 2005-03-18 07:44
입력 2005-03-18 00:00
‘아차’ 싶었다. 여자는 운전석과 뒷자리에 나눠 앉은 두 사내가 의심쩍었던 것이다. 실제로 택시합승을 가장한 강도사건을 보면 하나는 운전기사로, 하나는 뒷좌석 승객으로 가장한 예가 많았다. 할 수 없이 내리려고 했더니 운전기사는 미안해 하며 그냥 있으라고 만류했다. 택시 밖에는 여자가 다른 차 잡을 생각은 없는 듯 멀뚱히 선 채 들여다보고 있고.
택시에서 내려 전철역을 향해 걸어가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차가 득시글대는 대로에, 게다가 밤 시간대도 아니다. 그런데도 여자가 합승을 두려워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불안해졌는가. 하지만 정작 화나는 일은 따로 있었다. 그래도 한때는 종로5가 ‘별 사진관’에 걸린 얼굴이었는데 이제는 한낱 택시강도 용의자로 전락한 모양이니…. 아 세월의 무정함이여.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2005-03-1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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