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수상택시/신연숙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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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3-14 07:30
입력 2005-03-14 00:00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답게 수상교통체계가 인상적이다.118개의 섬으로 이뤄진 도시는 환경보호를 위해 시내 자동차 이용은 전면 금지되고 수상택시와 수상버스, 곤돌라가 수송을 맡는다. 바포레토라 불리는 수상버스는 10개 노선이 24시간 운행돼 가장 값싸고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모터보트 형태의 수상택시도 신혼여행객 등에게는 인기여서 호텔 등 웬만한 건물마다 선착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도 독특한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한강에 다음달부터 수상택시가 운영된다고 한다.86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강유람선이 떠다니기 시작했지만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모터보트가 투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요트 등 수상레저 스포츠활동과 함께 한강에 생동감을 더하는 또 하나의 풍경이 될 것 같다. 반응이 좋으면 나루터에서 다른 교통수단을 갈아탈 필요가 없는 수륙양용버스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계획이 실행되면 서울의 거리 풍경도 한결 다채로워질 것이다.

사실, 서울의 교통체계는 최근 1년새 엄청난 변화를 이룩했다. 도입 초기 격심한 혼란을 겪었지만 버스전용차로제 실시는 교통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고 할 만하다. 버스를 ‘급행화’시키는 한편 승용차에는 ‘고통’을 부과함으로써 자가용 억제, 대중교통 우선 정책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결과 서울은 교통소통 속도가 개선됐을 뿐 아니라 새로운 거리 표정도 갖게 됐다. 신세대 감각의 버스와 버스정류장 디자인이 등장했고 굴절버스와 같은 다양한 차종이 거리를 누빈다.

일본의 한 도시학자는 사람을 잡아끄는 도시의 조건으로 매력있는 건물과 가로, 주변과 조화를 이룬 디자인, 싫증이 나지 않는 변화를 들었다. 거주하는 사람에게 편리와 만족감을 주면서 매력의 요소도 될 수 있는 도시의 핵심적 기능은 뭐니뭐니 해도 교통시스템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강 수상교통은 서울만의 매력을 더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라고 본다. 베네치아의 수상버스, 독일의 노면전차, 마닐라의 지프니처럼 서울의 수상택시가 독특한 풍물로 자리잡는다면 좋을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연결교통 수단 등 부수적 정책이 필요하다. 웰빙시대를 맞아 걷는 사람이 느는 요즘, 선착장 주변에 걷기 좋은 길을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2005-03-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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