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철도공사 ‘불안한 질주’/박승기 공공정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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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2-21 00:00
입력 2004-12-21 00:00
새해 1월1일부터 한국철도공사로 옷을 갈아입는 철도가 시끄럽다.105년만에 국영철도에서 공영 체제로 전면 탈바꿈하는 만큼 산통(産痛)도 큰 듯하다. 조직의 안정과 고객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하지만 왠지 불안하다. 구성원들은 안정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갈등과 반목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마치 시한폭탄을 안고 질주하는 수레바퀴처럼 아슬아슬하다.

기능직과 일반직간 직종통합으로 야기된 내부 갈등은 수습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사이버상에서는 이해당사자간 논쟁이 치열하다. 직종통합에 반발한 일반직은 별도 노조를 설립했다. 그러나 직렬통합을 요구하고 나선 운수직은 이마저도 외면했다. 제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공무원 잔류 신청자 200여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어떤 보장도 받지 못한 채 일자리를 찾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 타 부처로의 전직이 안 되면 ‘무적’ 공무원으로 전락한다.

그럼에도 철도청은 “가자 공사”만을 외치고 있다. 공사로 전환되면 만사가 해결된다는 배짱과 다름없다. 이런 와중에 유독 간부들은 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子)회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7개이던 자회사가 현재 17개로 늘었고 연내 4개를 더 설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영진으로는 철도 출신 간부들이 임명 또는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에 대한 기여와 그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라지만 제식구 챙기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우리 철도는 막강한 인적 인프라를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고속철도(KTX)도 그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개통할 수 있었다. 이제 철도는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세우기 위한 시발점에 섰다. 내년 출범하는 철도공사 식구 전체가 한마음이 되어야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의 과정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는 ‘기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철도인 모두가 ‘윈윈’하는 상생(相生)의 해법을 기대한다.

박승기 공공정책부 기자 skpark@seoul.co.kr
2004-12-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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