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동네 친구/이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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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9-06 00:00
입력 2004-09-06 00:00
아파트 화단에서 키운 포도가 잘 익어 수확했으니 몇송이 가지고 오겠다는 정겨운 전화가 왔다.오래 되진 않았지만 올해 들어 부쩍 가까워진 동네 친구다.동갑이고 아내끼리도 성정이 잘 맞는데다,부부가 테니스도 함께 치면서 서로 살가운 사이가 됐다.

해외에 나가 산 몇 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한 아파트에만 십수년을 살았다.그런데도 그동안 이웃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며 무심하게 지내왔다.무슨 대단한 일을 한다고,무엇이 그리 잘났다고 밖으로만 내달아온 세월이다.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한테도 상대가 먼저 인사를 걸어오지 않으면 나서서 인사하는 법이 없었다.



나이 탓인가.동네 테니스장에서 함께 운동해온 이웃들한테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냉정하고 인정머리 없어 말 걸기조차 어려운 사람이었는데,어쩜 그렇게 좋게 변했느냐는 인사까지 들었다.세월이 가면서 함께 지내온 이웃들의 무심코 지나쳤던 정겨운 면면들이 새롭게 다가온다.테니스를 함께 친 뒤 동네 친구들과 생맥주 잔을 부딪치는 주말이 있어 행복하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2004-09-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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