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기수 파괴/오풍연 논설위원
수정 2004-07-31 00:00
입력 2004-07-31 00:00
고시의 특징은 기수(期數)를 중시한다는 것이다.기수는 곧 서열을 의미한다.특히 법원과 검찰은 다른 조직보다 기수를 중히 여긴다.후배 기수가 상급자의 자리에 오를 경우 선배들은 줄줄이 옷을 벗었다.용퇴(勇退)는 미덕이었다.그러나 몇 해 전부터 검찰에서 기수파괴 현상이 일어나자 양상은 사뭇 달라졌다.선·후배,동료 간의 연대감이 사라진 지 오래다.최근 물러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기용은 기수파괴의 정점이었다.검찰총장보다 10기나 차이났으니….
이번엔 법원이 기수파괴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대법원은 사시 20회인 김영란 대전고법부장판사를 새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다.그의 선배 기수는 70여명이나 된다.시대가 바뀐 만큼 기수문화를 그리워해선 안 될 듯하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4-07-3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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