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노동의 종말과 미래/우득정 논설위원
수정 2004-05-31 00:00
입력 2004-05-31 00:00
외환위기의 파고를 타고 닻을 올린 국민의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대량 실업사태,고용 불안 등을 뛰어넘는 희망의 메시지를 로마클럽 보고서인 ‘노동의 미래’(오리오 기아리니·파트릭 리트케 지음)에서 찾으려고 했다.김대중 대통령은 1999년 8·15 경축사에서 재임기간 동안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사실상 완전 고용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복음’의 핵심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로 인해 완전 고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노동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로마클럽 보고서는 1995년 발간 이후 전 세계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던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에 대한 반박문 성격이 짙었다.리프킨은 1850년대 이후 미국 사회에서 기계화,자동화,정보화가 블루칼라,화이트칼라,중간 관리층의 일자리를 급속히 없앤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대량 실업과 전 세계적인 빈궁,사회적 불안이 미래의 암울한 모습임을 예고했다.‘노동의 종말’은 당시 외환위기 국면과 맞물려 한국의 식자층 사이에 불길한 전조처럼 확산됐다.오늘날에도 논란이 되고 있는 ‘고용없는 성장’의 뿌리도 따지고 보면 리프킨의 예언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진 뒤 토니 블레어 영국 노동당 정권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제3의 길’의 작가 앤서니 기든스가 쓴 ‘노동의 미래’을 선물하면서 일독을 권했다고 한다.이번에야말로 리프킨이 드리웠던 종말론에 마침표를 찍을 해답을 기대해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4-05-31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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