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없는 창립기념일·창업주 기일…삼성 ‘우울한 11월’
수정 2017-10-29 10:35
입력 2017-10-29 10:35
내달 1일 창립 48주년, ‘퇴진 예고’ 권오현 주재 ‘조촐한’ 기념식
경영 측면에서만 보면 올해 사상 최고실적을 내고 있어 ‘축제’의 장으로 만들 법도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인한 ‘총수 부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실상 ‘총수 대행’ 역할을 해온 권오현 부회장마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인사와 조직개편 준비 등으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일단 두 행사 모두 조촐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 경기도 수원의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제48회 창립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69년 1월에 설립(삼성전자공업)했지만 1988년 11월 1일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해 반도체사업을 본격화한 것을 계기로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권 부회장이 참석해 최근 실적 호조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회사 안팎의 어려운 상황 및 향후 도전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권 부회장은 내년 3월 말 임기를 마치고 퇴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창립기념식 참석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행사는 장기 근속직원 등에 대한 상패 전달 등 의례적인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달 19일은 이병철 그룹 창업주의 30주기로, 지난해만 하더라도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조용한 기일’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과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등 이른바 그룹 ‘후계자’를 비롯해 범(汎)삼성가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매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추도식을 개최해 왔으나 올해는 이 회장과 이 부회장이 모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10주기 행사 때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추모위원회가 구성돼 정·관·재계 인사와 외교사절단까지 추도식에 참석하고, 추모음악회와 전시회, 세미나, 어록 발간 등 다양한 기념행사도 열렸다.
20주기 때인 2007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 사건 여파로 행사를 대폭 축소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창립 기념식은 통상적 수준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안다”면서 “창업주 30주기 추도식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지금 분위기로 미뤄 떠들썩하게 진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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