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왕따’ 남의 일인 줄 알았더니…
수정 2016-01-17 10:14
입력 2016-01-17 10:14
의료·교육·금융 서비스업 종사자 11.4% 경험직장 내 ‘왕따’ 사실대로 알린 경우 5.9% 불과
유계숙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17일 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2015년 12월)에 실은 ‘직장 내 집단따돌림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문화와 반 따돌림 대처의 효과’란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의료·교육·금융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부장급 이하의 기혼남녀 근로자 307명(4개 병·의원 105명, 6개 초·중학교 88명, 12개 은행·보험사·농협·신협 114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집단따돌림 경험 정도를 측정했다.
유 교수는 이를 위해 최근 6개월간 ‘인격 모독을 당하거나 불쾌한 말을 들었는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압력을 받았는지’ 등 22개 문항으로 된 설문지를 돌려 5점 척도의 점수(전혀 경험하지 않음 0점, 가끔 경험 1점, 매달 경험 2점, 매주 경험 3점, 매일 경험 4점)를 매기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이런 조작적 정의에 따른 직장 내 집단따돌림을 당한 ‘조작적 경험 비율’은 전체 조사대상의 11.4%에 달했다.
업종별 종사자들이 겪은 집단따돌림 경험 비율을 살펴보면, 금융서비스업이 16.7%로 의료서비스업(8.6%)과 교육서비스업(8.0%)보다 2배 정도 높았다.
하지만, 최근 6개월간 직장 내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었는지 직설적으로 물어본 결과, 사실대로 응답한 ‘주관적 경험 비율’은 5.9%에 불과해 조작적 경험 비율에 견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직장 내 집단따돌림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실제보다 적게 보고하는 이유에 대해 윤 교수는 ‘소리 없는 전염’ (Silent Epidemic)현상으로 설명했다.
즉, 직장 내 집단따돌림을 경험한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면 직장 내 말썽꾼으로 찍혀 희생양이 되는 등 사태가 더 악화할 것을 두려워해서 집단따돌림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또 전체 조사대상의 66.4%는 자신이 속한 직장이 직장 내 집단따돌림에 대해 가담자를 명확하게 조치하거나 관련정책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방지제도를 정비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등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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