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우유’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달란 기자
수정 2015-12-28 02:41
입력 2015-12-28 00:02
스테이크하우스 붓처스컷은 4년째 12월 초에서 1월 초에 이르는 한 달간 굴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 방식으로 양식한 오솔레 오이스터가 대표 메뉴다. 서해안 태안 갯벌에서 자란 오솔레 오이스터는 줄에 여러 개의 굴을 매달아 기르는 수하식 양식이 아닌 망에 하나씩 따로 넣어 기르는 개체굴 방식으로 양식된다. 밀물 때에는 바닷물에 잠겨 있고 썰물 때 햇볕에 노출되기 때문에 탄탄한 식감과 감칠맛이 좋다. 항상 물에 잠겨 있는 수화식 굴은 육질이 연하고 특유의 바다향이 특징이다.
오솔레 오이스터의 크기는 성인 여성 손바닥만 한 20㎝로 붓처스컷이 선보이는 통영 각굴(12~13㎝)보다 크다. 개당 가격도 오솔레(5000원)가 통영 굴(2000원)의 2배가 넘는다. 오솔레는 수확량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는데 국내에서는 부처스컷이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이고 있다.
“굴 맛은 신선함이 99%를 좌우합니다. 나머지 재료는 거들 뿐이에요”라고 박형주 붓처스컷 청담점 셰프는 강조했다. 초장에 듬뿍 찍어 먹으면 굴 본연의 향을 즐기기 어렵다. 식초 드레싱이 최고의 조연이다. 레몬즙으로 비린 맛만 살짝 잡아도 된다. 샤도네이 비니거(화이트와인 식초)는 신맛이 덜 하고 단맛이 약간 돌아 굴과 잘 어울린다. 집에서는 사과식초를 써도 된다. 박 셰프의 추천 드레싱은 이렇다. “식초 두 큰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한 큰술, 다진 양파와 다진 샐러리 각 한 큰술을 섞어 굴에 얹어 드시면 됩니다. 굴의 짠맛이 있으니 소금은 넣지 마세요. 심심하다 싶으면 케첩과 핫소스를 약간 섞은 칵테일소스를 따로 만들어 내어도 좋아요.”
굴 튀김 색깔이 독특하다. 직접 만든 먹물빵가루와 새우살을 말려 곱게 간 칩을 빵가루에 섞어 튀김옷을 입혔다. 보통 해산물 튀김에는 시고 단 타르타르소스를 곁들이지만 붓처스컷은 앤초비딥을 내놓는다. 앤초비(서양식 멸치젓), 마요네즈, 파프리카파우더를 넣어 굴 맛을 최대한 돋보이게 했다.
삼성점과 청담점에서는 다음달 10일까지 통영 갓굴을 무제한 먹을 수 있는 오이스터바가 열린다. 가격은 4만 5000원이다. 매년 예약해 찾아오는 굴 마니아가 대부분이다. “며칠 전 한 커플이 와서 3시간 동안 7㎏을 드시더라고요. 지난해엔 20㎏ 넘게 드신 손님도 있었어요.”
타우린, 아연, 철분, 요오드가 많은 굴은 피로회복과 빈혈 예방에 좋은 강장식품이다. 김영혜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배 타는 어부의 딸 얼굴은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 얼굴은 하얗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굴은 멜라닌 색소를 파괴해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굴은 산란기(5~8월)에 독소가 있어 먹지 않는 게 좋다.
좋은 굴은 유백색의 광택을 띤다. 살이 통통하고 만졌을 때 촉감이 약간 오돌토돌한 느낌이 있다. 신선한 굴은 향기가 진하고 가장자리 검은 테두리가 선명하다. 오래된 굴은 흐물흐물하며 비위를 거슬리는 냄새가 난다. 허 연구관은 “겨울이 굴 제철이긴 하지만 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노약자나 환자는 굴을 익혀 먹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글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2015-12-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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