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시간 어떻게 정하나
수정 2012-10-22 15:39
입력 2012-10-22 00:00
기상·태양·우주물체 조건 모두 고려
로켓의 발사 가능 시간대, 이른바 ‘발사 윈도(launch window)’를 결정하는 데는 다양한 변수가 고려된다.
’하늘 문’이 열리려면 우선 바람과 낙뢰, 구름 등 기상 조건이 맞아야 한다.
지상풍이 세면 로켓 발사 과정에서 자세 제어나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대기권 상층부의 바람이 강할 경우 발사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비행 중 자세나 구조의 안정성을 잃을 수 있다.
낙뢰나 구름이 비행 궤적의 20㎞ 안에 발생할 경우 로켓의 수많은 전자장비와 탑재체(위성)에 전기적 손상을 줄 수 있다.
위성의 궤도 진입 상황도 치밀하게 계산된다. 나로호 등 로켓이 탑재한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 위성이 제 기능을 하려면 위성의 태양 전지판이 태양을 정면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태양 위치와 위성 궤도면 변화를 예측, 위성이 태양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발사 시간대 선택이 필요하다.
또 나로호에 실린 과학위성이 궤도에 진입하고 하루 동안 지구 그림자에 가려 태양빛을 받지 못하는 비율, 즉 일식율이 10%를 밑돌아야 하는 점도 고려된다.
우주 공간의 수많은 물체들도 피해야 한다. 1957년 최초 인공위성이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하늘에 올려진 인공위성만 6천개가 넘는 등 지구 주위를 도는 우주 물체가 갈수록 늘면서 로켓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2월 고도 789㎞ 지점에서는 미국 이리듐33 위성과 러시아 코스모스2251 위성이 충돌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JSpOC(Joint Space Operation Center)는 직경 10cm 이상의 모든 우주물체를 계속 추적하며 약 1만2천개의 궤도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나로호는 이 정보와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제시하는 기준 등을 바탕으로 우주물체와의 ‘근접회피(COLA)’가 가능한 시간대를 골라야 한다. FAA 기준에 따르면 유인 우주 비행체인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왕복선 등과의 충분한 거리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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