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의 표류] 국내 풍력간판 ‘유니슨’ 자금난에 몰락
수정 2012-06-07 00:38
입력 2012-06-07 00:00
국산화율 90% 1세대 업체… 10년 노하우 고스란히 날려
지난달 30일 국내 1세대 풍력기업인 ‘유니슨’이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일본의 원전기업 ‘도시바’로 넘어갔다. 국산화율 90%를 자랑하던 유니슨은 무리한 공장 증설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주문 감소, 중국과의 경쟁 심화 탓에 지난해 155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이로써 10년간 쌓아 온 소중한 노하우를 고스란히 잃고 말았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70㎿ 규모의 풍력단지 등을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은 연산 50㎿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모는 전 세계 풍력시장이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보다 1700㎿ 증가한 4만 500㎿인 것과 비교하면 부끄러울 정도다. 삼성중공업은 공장 가동률을 공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풍력산업의 위기는 세계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도 있지만, 2008년 이후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따른 ‘과잉투자’ 탓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정부는 풍력산업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워 세계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마침 경기 불황을 겪던 조선업계는 배의 프로펠러와 에너지 생산의 원리가 비슷한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거창한 구호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지 않자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더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처음부터 북유럽 등 선진국 기업보다 기술력이나 수주실적 등에서 미약한 국내 기업들은 해외 사업권 획득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은 “대기업들도 인적 자원을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풍력이 조선이나 플랜트에 비해 단기간에 실적을 낼 수 없는 만큼 미래산업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버리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2-06-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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