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보유현찰 투자 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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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12-25 00:00
입력 2007-12-25 00:00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재벌정책은 ‘경제살리기’의 출발점이란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그의 재벌정책은 투자 확대라는 지향점을 갖는다. 결국 경제가 산다는 것과 기업의 투자활동이 되살아나는 것이 동일시되는 셈이다. 국내 기업투자 환경에 대한 이 당선자의 진단은 간단한다. 한마디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것은 반시장적, 반기업적 분위기 탓’이라고 본다. 재벌정책과 관련한 그의 1차적인 목표는 10대 그룹이 보유 중인 150조원의 현금을 투자시장으로 이끌어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금융자본-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 완화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 폐지 ▲기업들에 대한 감세라는 무기를 꺼내들었다.

재계는 출총제 폐지를 앞두고 ‘투자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출총제는 참여정부 때부터 계속 완화돼 온 것으로 ‘껍데기만 남은 규제’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출총제 적용을 받는 7개 대기업집단 25개사의 출자여력은 37조 4000억원을 웃돈다. 기업들의 출자에 대한 실질적인 제한이 사실상 사라졌음을 의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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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해서 아무런 사후규제 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사전규제(출총제)를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규제라는 것은 ‘있는 것’과 ‘없는 것’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면서 “갑작스러운 규제방식의 변화에 따른 ‘규율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이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사후규제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자본의 금융지분 소유 한도를 4%로 규정한 금산분리 규정을 장기적으로 15%까지로 완화하겠다는 공약도 ‘외국자본 먹튀 논란’의 재발을 막고, 금융업과 제조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낼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산업자본인 재벌이 금융산업까지 장악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론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산분리 완화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최악의 경우 금융부실의 책임을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동일한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이뤄 은행경영에 참여하는 몇몇 기업들의 담합 가능성은 늘 상존하기 마련”이라며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기관 및 각종 연기금, 사모펀드(PEF)가 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놓은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기금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사모펀드에 대해서까지 은행 소유를 허용한 것은 문제”라며 “재벌이 사모펀드를 주도할 경우 은행이 재벌 손에 넘어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건승 산업전문기자 ksp@seoul.co.kr
2007-12-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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