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기업 법인세인하 없을 듯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7-12-25 00:00
입력 2007-12-25 00:00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이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겨냥해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던 대기업의 법인세율 인하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신 대기업 등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한도(의결권)를 현행 4%에서 15%로 대폭 확대, 대기업의 투자기능을 유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후보시절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 완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당선자의 재벌정책 공약을 입안한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의 법인세율 인하 혜택이 주로 대기업과 고소득층에게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과세표준이 1억원을 넘는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25%에서 경쟁국 수준인 20%로 인하하려던 계획을 유보키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세표준 1억원 이하의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인하(현행 13%→10%) 공약은 예정대로 지켜나가기로 했다.

그동안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인하는 기업의 설비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특정계층에 집중돼 분배구조를 더 왜곡시킬 것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조세연구원이 2005년부터 적용된 법인세율 2%포인트 인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세율 인하 혜택은 소득 상위 10% 계층과 대기업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법인세 인하를 둘러싼 공방이 자칫 성장론자와 분배론자 간의 이념논쟁으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강 교수는 “대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는 것 자체를 백지화할지, 아니면 법인세율 인하 폭을 줄일 것인지 등에 대해 이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원점에서 면밀히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그러나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한도를 현행 4%에서 10% 정도로 늘려주는 것만으로는 대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은행의 최대 의결권을 15%까지로 확대해 대기업들에 투자한 만큼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 관련 기구의 재편과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중복 기능을 통합한 뒤 재정경제부의 금융감독 관련 업무를 흡수하는 과정을 거쳐 제3의 기구를 발족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에서 기업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해 투자를 위축시켜온 만큼 재벌정책에서 손을 떼고 공정경쟁을 촉진하는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공정위의 대대적인 기능 변화를 강력히 시사했다.

박건승 산업전문기자 ksp@seoul.co.kr

2007-12-25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