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소비자 우롱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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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1-04 07:50
입력 2004-11-04 00:00
외제차 가격이 또 오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벌써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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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는 외국에서 팔리는 가격 보다 이미 20% 이상 비싼데도 업체들은 차값 인상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소비자는 외제차 딜러의 ‘봉’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BMW가 이달 들어 2005년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모델별로 가격을 0.5∼4.9% 올렸다. 평균 인상률이 2%다. 벤츠 등 다른 유럽 브랜드들도 유로화 강세 때문에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이다.

외제차 가격은 관세(8%)를 빼고도 외국에서 팔리는 가격에 비해 턱없이 비싸다. 호화 객장 꾸미기, 호텔 신차 발표회 등 마케팅 비용이 차값에 포함돼 거품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서울 강남대로 뱅뱅사거리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타워는 지하 1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300여평. 메르세데스벤츠 단독 전시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유리성을 연상케 하는 외관 밖에서는 허공에서 각도를 기울여 전시한 차량이 보인다.1층에는 실내 연못이 조성돼 있고 4층 등 옥외 테라스에는 모임과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이벤트 공간도 있다.

BMW 서울 대치 전시장은 가구와 카펫, 조각상 등 인테리어 소품을 세계적인 인테리어 전문업체로부터 직접 주문, 설치했다는 설명이다. 독일의 조명 디자이너 잉고 마오르가 제작한 붉은색 샹들리에와 사진작가 김중만의 작품도 걸려 있다. 또 BMW 차량과 전시장 조감도 등을 보여주는 40대의 모니터도 설치돼 있다.

렉서스, 볼보, 혼다 등의 딜러들도 최근 서초동 일대 대형 아파트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경쟁적으로 내고 있다.

유럽차 브랜드의 경우 딜러가 소비자에게 가격을 조정해 주는 재량권이 크다. 딜러가 갖는 마진은 차값의 15%나 된다. 현대차는 4∼5%, 쌍용차는 5~6%선이다.

외제차 관계자는 “외제차는 소량 판매인 만큼 국내 딜러 마진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차값이 비싼 것은 최고급 옵션을 기본으로 들여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딜러에게 떨어지는 마진이 차량 판매에 따른 사후 서비스보다 호화 마케팅에 들어가고 있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제차의 최고급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마케팅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위해 객장 꾸미기, 호텔 발표회 등 호화 마케팅은 필수”라고 밝혔다. 국내 외제차의 최고급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소비자가 마케팅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고가 외제차는 외국에서 팔리는 것보다 세금을 빼고도 20% 이상 비싸다. 국내 외제차 시장이 일본과 달리 고가차 위주로 형성돼 있어 딜러 마진도 그만큼 크다.

BMW 530i의 국내 판매가는 8870만원이지만 미국에서는 6620만원에 살 수 있다.

관세를 감안해도 20%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 렉서스 GS300의 국내가는 6860만원이지만 미국에선 4647만원이다.

외제차 업계는 지난해 6월과 12월에 이어 이달에도 가격을 인상했거나 추진 중이다.

관계자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옵션이 새롭게 변할 경우 가격인상이 동반된다.”면서 “국내에 들어오는 외제차는 소비자 취향에 상관없이 대부분 최고급 옵션을 기본으로 장착해 수입되기 때문에 고가품이라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2004-11-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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