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없는 북중 회동… 북미회담 사전조율·경협 힘겨루기 관측

윤창수 기자
수정 2026-10-25 14:13
입력 2026-10-25 14:13
김정은 깜짝 방중, 다리·버스공장 찾아
선전 APEC 계기 북미회담 논의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주 퍼진 ‘사망설’을 뒤로 하고 24일 깜짝 중국 방문에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이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의 영접을 받으며 한국전쟁기념관(중국명 항미원조기념관)에 헌화하고, 단둥의 버스 공장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중국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76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란 글씨가 새겨진 꽃바구니를 헌화했다.
이어 왕 주석에게 “항미원조기념관은 불패의 조중(북중) 친선에 대한 고귀한 피의 검증”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왕 주석과 단둥에서 연회를 가진뒤 단둥시 버스공장을 참관하며 “훌륭한 역사와 잠재력을 가진 공장이 보다 큰 성공을 이룩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공식 개통식을 가진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평양으로 돌아가면서 다리 중간지점에서 “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고 우리의 마음도 더 굳게 잇는 역사적인 사명을 의심할 바 없이 정확히 수행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밝혔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단둥 일대에는 경호 훈련이 목격되고, 압록강변과 신압록강대교 등 주요 지역에서는 장갑차와 경찰 특수부대 등이 배치되면서 김 위원장이 방문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김 위원장 단둥 방문에 대해 중국측과 북한의 보도에 차이가 나타나는데 중국 신화통신은 “김정은은 왕후닝에게 시진핑 총서기에게 따뜻한 인사와 행운을 전해 달라고 요청하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5중전회) 성공을 기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26~29일 열리는 5중전회 때문에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지 않은 것이란 설명이지만, 양국간 협력을 두고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5중전회에 대한 언급은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북한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친근한 인사를 보냈다고만 보도했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중국 측 보도는 지역 평화나 북한과의 장기협력을 강조한 반면, 북한은 혈맹이란 과거 관계를 좀 더 내세운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다음달 18일 중국 선전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하는 만큼 북미회담에 대한 사전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 내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동행했으며, 왕 주석이 중국 외교의 틀을 설계하는 ‘책사’라는 점에서 이런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8~2019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도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만나 긴밀히 의논한 바 있다.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서 시 주석을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북중 간에 경제협력에 대한 실랑이가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은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더 많은 경제 협력을 중국으로부터 얻어내려고 하지만 중국은 대북 제재를 지킨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세줄 요약
- 김정은, 시진핑 없이 중국 깜짝 방문
- 항미원조기념관 헌화와 단둥 시찰 진행
- 북미회담 조율·경협 힘겨루기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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