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락, 흉기 품었는데 금속탐지기는 울리지 않았다…보호관찰소 보안 ‘구멍’
강남주 기자
수정 2026-10-23 14:36
입력 2026-10-23 14:36
“병원·경찰이 감시” 망상 빠져 범행 구상
경찰 “최충락, 2~3일 전부터 공격 생각”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최충락(59)이 범행 두 시간여 전 흉기가 든 배낭을 메고 보호관찰소의 금속탐지기를 통과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가 병원과 공권력이 자신을 감시한다는 망상 속에서 범행을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판단했다. 범행 도구를 챙겨 나온 최충락이 보호관찰관과 면담·식사까지 했는데도 흉기를 발견하지 못하면서 보호관찰소의 보안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최충락은 지난 13일 오전 11시 20분쯤 법무부 인천보호관찰소 서부지소를 방문해 보호관찰관과 면담했다.
경찰이 내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최충락은 배낭을 멘 채 문형 금속탐지기를 통과했다. 당시 그의 배낭에는 흉기 2개와 망치, 가위, 테이프, 손 보호도구 등이 들어 있었으나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다. 탐지기가 예민하고 소음이 심하다는 이유로 올해 초부터 편의상 가동을 중단해서다.
최충락은 면담을 마친 뒤 보호관찰관과 인근에서 점심식사도 했다. 이후 방송통신대학교에 들러 휴학계를 제출하고 나온 그는 오후 1시 48분께 남동구 구월동 씨앤씨 건물에서 이용객들을 흉기로 공격했다. 그는 당시 과거 살인미수 전력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인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보호관찰소의 금속탐지기가 정상 작동했다면 범행 전 흉기를 발견하고 조치할 기회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철 남동경찰서 형사과장은 “탐지기가 작동해 면담 당시 흉기가 발견됐다면 회수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무부에 진상조사를 요청해 탐지기 미가동 경위를 확인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최충락이 병원과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불안과 망상이 심해진 것으로 파악했다.
최충락은 지난 7월 피부질환 치료를 받은 병원에 부작용을 주장하며 합의를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8월부터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업무방해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경찰은 그가 병원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면 재산을 빼앗길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과 초조함을 느꼈으며, 병원과 공권력이 결탁해 자신을 감시한다는 비합리적인 믿음을 갖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누군가 자신을 공격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더해지면서 큰 사건을 일으켜 억울함을 알리려 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최충락은 사건 2~3일 전부터 불특정 다수에게 흉기를 휘두를 생각을 했으며, 범행 당일 미리 만든 손 보호도구와 흉기 등을 챙겨 집을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시각과 장소, 대상을 사전에 정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흉기 노출에 따른 발각 우려가 범행을 실행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봤다. 최충락은 휴학계를 제출하고 나오던 중 가방 밖으로 칼날이 삐져나오자 누군가 신고해 경찰에 붙잡힐 수 있다는 불안에 사로잡혔고, 인근 상업시설로 들어가 범행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범행 장소를 미리 정하지 않았더라도 공격을 구상하고 도구를 준비한 점 등을 근거로 이번 사건을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최충락은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치명상을 입히려 했다는 취지의 다른 진술과 흉기 사용 방식 등을 토대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그는 테이프로 만든 손 보호도구를 착용하고 양손의 흉기를 테이프로 고정한 채 범행했다.
최충락의 흉기 난동으로 시민 10명이 피해를 봤으며 이 가운데 8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9세 여성은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살인미수,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구속한 최충락을 공소청에 송치했다.
강남주 기자
세줄 요약
- 보호관찰소 금속탐지기 미가동 사실 확인
- 흉기 든 배낭 통과 뒤 면담·식사 진행
- 이후 상업시설 난동, 보안 허점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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