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 탄 꽃범호, 플레이오프에서도 볼 수 있을까?
박현진 기자
수정 2026-10-22 11:36
입력 2026-10-22 11:36
세줄 요약
- 염경엽 감독의 타순·교체 카드 연속 실패
- 이범호 감독의 맞춤 기용과 작전 적중
- 플레이오프서도 지략 대결이 핵심 변수
어찌보면 준플레이오프의 운명을 가른 것은 감독들의 선택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모습은 죽어서도 사마의를 공포에 떨게 했던 공명 제갈량이 아니라 낙봉파에서 불의의 화살에 맞아 요절한 봉추 방통의 운명과 닮아있었다. 특히 벼랑 끝에 몰렸던 3차전에서는 염 감독이 고심 끝에 내민 카드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시즌 내내 고민이었던 2번타순에 오지환을 투입했지만 KIA 타이거즈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의 최고 구속 153km의 직구와 뚝 떨어지는 포크볼 조합을 따라잡지 못했다. 첫 타석에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고 4회엔 삼진으로 돌아섰다. 6회엔 무사 2, 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바뀐 투수 정해영에게 또다시 삼진을 당했다. 기적적으로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시즌 막바지 무릎 인대를 다쳤던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즌 막바지부터 줄곧 4번타자 자리를 지켰던 문정빈을 6번타순으로 내리고 송찬의를 4번타자로 내보냈는데 엇박자가 났다. 부진했던 홍창기와 이재원 대신 문성주를 선발 출장시켰지만 그 역시 연거푸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믿고 내보낸 선수들이 모두 부진에 빠지며 염 감독이 스스로 발등을 찍은 모양새가 됐다.
반면 이범호 KIA 감독의 작전은 마치 작두에 올라타기라도 한 것 처럼 척척 맞아떨어졌다. 1차전에서는 확률보다 경험에 비중을 뒀다. 김규성이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에 강했지만 베테랑 김선빈을 2번타자로 내보냈다. 김선빈은 2-1의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6회 3루 강습타구로 실책을 유도해 값진 추가점의 발판을 놓은데 이어 8회엔 2사후 중전안타로 공격의 불씨를 살려내 김도영의 투런홈런을 이끌어냈다.
제임스 네일을 1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한 이유도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한국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2차전엔 주전 포수 김태군 대신 한준수에게 안방을 맡겼다. 선발투수 애덤 올러와 궁합이 좋다는 이유였다. 올러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한준수는 3회초 2사 1, 2루에서 1루주자 박해민을 날카로운 견제구로 아웃시켜 올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1타점짜리 2루타로 빅이닝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3차전에서는 좌타자 7명을 집중투입하는 승부수가 적중했다. LG 선발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는 2회도 버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졌다. 7회말 2사 만루서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를 박해민 타석에 원포인트릴리프로 투입해 1루수 땅볼을 이끌어낸 장면도 경기전 구상 그대로 실현됐다. LG전에 약했던 시라카와는 “1회부터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고 전력투구하라”는 이 감독의 주문에 100% 화답했다.
신들린듯 적중한 이 감독의 승부수가 플레이오프에서도 딱딱 맞아떨어질지 그리고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어떻게 맞불을 놓을지 감독들의 지략 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됐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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