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동안 해외 다녀온 직원, 아무것도 안 사와”…부담 vs 예의 ‘갑론을박’ [이슈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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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6-10-18 19:00
입력 2026-10-15 17:00
세줄 요약
  • 보름 해외 후 동료 선물 논란 확산
  • 예의·감사 주장과 강요 반론 팽팽
  • 한국·일본·영미권 문화 차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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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례 선물 자료 이미지. 123rf
답례 선물 자료 이미지. 123rf


일주일 넘는 기간 동안 해외를 다녀올 경우 직장 동료들에게 보답해야 하는지를 놓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보름 동안 해외를 다녀온 직원이 아무것도 사 오지 않았다”면서 “물론 뭘 바란 건 절대 아니지만 그동안 해당 직원의 대직 업무를 했던(업무를 대신한) 다른 동료들에 대한 신종 무시인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직원이 출장을 다녀온 것인지, 아니면 휴가를 쓴 것인지 언급하진 않았지만, 일주일 넘게 업무를 비웠을 경우 동료들에게 작게나마 보답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글에 많은 누리꾼이 댓글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드러냈다.

A씨는 “다른 동료들은 휴가 안 쓰느냐. 꼰대력 너무 높으셔서 이해 불가능”이라고 했고, B씨는 “(선물을) 진짜 사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너무 구린 문화 아닌가”라고 적었다.

C씨는 “이래서 회사 사람에게 해외여행 갈 때 말 안 한다. 다 똑같이 연차 쓰고 대직해 주고 하는 건데 왜 꼭 해외여행 갔다고 당연히 선물을 사 와야 하는 거지?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고 지적했다.

D씨도 “여행비 보태줬나. 뭐 맡겨 놓은 것 같네”라고 비판했다. E씨는 “대직 업무는 상부상조라 가감하면 결국 공평하게 나뉜다. 보름 동안 해외 간다는데 잘 다녀오라고 여비라도 보탰는지 궁금하다. 여비를 보태줬는데 안 사 왔으면 직원이 아직 잘 모르는 건데 아니라면 선물 바라면 왕꼰대”라고 했다.

F씨도 “내 연차로 휴가를 간 건데 선물이 필수냐. 주면 고마운 거지, 이게 왜 당연한 거냐”라고 했다.

반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업무를 대신한 동료들에게 적게나마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의견도 맞섰다.

G씨는 “그런데 뭘 사 오진 않더라도 보름이면 ‘없는 동안 감사했다’라며 커피라도 사지 않나. 그 정도도 안 할 만큼 세상이 팍팍한가”라고 했다.

H씨는 “연차를 하루씩 끊어 쓰는 것과 일주일 이상 다녀오는 것은 업무 차이가 많긴 하다. 하루 연차는 보통 그냥 내일 와서 처리할 거라고 여기지만, 일주일짜리 연차는 미룰 수 없는 일들이 생기니까 (업무를 대신 맡아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I씨는 “선물 사 오는 것이 당연한 건 아니다. 안 사 왔다고 무시라고 생각하는 것도 매우 이상한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보름이면 나 같으면 무조건 소소한 선물 하나 사 간다”고 적었다. 이어 “회사 시스템 문제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대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는 고마워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절충 의견을 냈다.

J씨는 “난 이런 문제에선 항상 사 오는 사람은 배려심이 많다고 생각하면 그만이고, 안 사 온 사람을 배려심 없다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K씨는 “나만 연차 쓰나. 다른 사람들 다 똑같이 쓰지 않냐. 보름 동안 시골 내려갔다 왔다고 고구마랑 감자 갖다 주면 괜찮냐. 해외 다녀왔으니까 뭐라도 달라는 거냐. 사다 주면 고마운 거고, 못 사 오면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왜 당연하게 생각하느냐”고 했다.

韓日, 동료 위한 해외 선물 ‘눈치’…영미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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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례 선물 자료 이미지. 123rf
답례 선물 자료 이미지. 123rf


휴가로 간 여행이나 출장을 다녀온 뒤 직장 동료를 위해 선물을 사 오는 문제는 오랫동안 고민거리로 여겨져 왔다.

2017년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선물을 사 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는 응답은 59.5%였다. 받고 싶지 않은 선물로는 ‘종류와 상관없이 안 받아도 된다’가 31%로 1위였고, 이어 담배(25.4%), 초콜릿·쿠키 세트(18.7%), 열쇠고리 등 관광 기념품(17.3%) 순이었다.

일본에도 ‘오미야게’라는 문화가 있다. 여행이나 출장을 다녀온 뒤,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 오는 지역 특산품 선물을 뜻한다.

2018년 1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미야게를 주는 상대로 ‘직장 동료·상사’가 48.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에서도 오미야게를 두고 눈치가 보인다는 분위기가 있다. 지난해 일본 매체의 한 칼럼은 장기 휴가 여행의 막바지에 많은 사람들이 직장 선물 준비로 우울해진다면서 “부서원 수를 세고, 다른 사람 선물과 겹치지 않게 고르느라 휴가 중에도 ‘업무 모드’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제는 아니라면서 안 사 가면 어색해지는 분위기 때문에 ‘오미야게 하라스먼트’(직장 선물 괴롭힘)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한 채용 관련 업체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서 여행·귀성 선물을 나누는 문화가 있다는 응답은 87.6%로 나왔다. 선물을 주고받는 이유에 대해 ‘평소 신세 진 데 대한 감사’(53.1%), ‘휴가를 쓴 데 대한 감사’(44.8%), ‘소통 수단’(43.1%)이라는 응답이 있었다. 또 ‘받았으니 답례로’(42.7%), ‘예의상’(25.9%), ‘나만 안 사 갈 수 없어서’(13.6%) 등 ‘안 하면 손해’라는 식의 소극적 동기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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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영미권에서는 직장 동료를 위해 선물을 사 가야 한다는 인식이 비교적 옅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미국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여행에서 기념품을 사 온다’는 응답은 65%였고, 이 중에서 선물을 주는 대상으로 가족이 44%, 자기 자신이 39%, 친구가 22%였으며, 동료는 겨우 6%에 불과했다.

영국의 환전 서비스 업체 ABTA가 2024년 영국 성인 206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58%가 예전보다 해외 휴가 기념품을 덜 산다고 답했다. 특히 직장 동료 몫의 선물을 산다는 응답은 겨우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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