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봉 잡은 AI… ‘K조선 미래’ 띄운다

이성진 기자
수정 2026-10-18 20:49
입력 2026-10-15 01:59
美 안두릴 ‘66억 달러’ 조선소 신설
SW 공정 제어… 생산력 15% 확대
HD현대, 美 기업과 용접 로봇 개발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에 AI 확대”
안두릴 인더스트리 제공
자동차 업계에 집중됐던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이 조선업으로 옮겨붙었다. 생산성 제고와 작업 효율화를 위해 조선소 생산라인에 AI 기술과 로봇을 활용하는 등 ‘공정 고도화’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도 대중국 초격차 확대 및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진척을 위해 피지컬 AI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조선업체 핀칸티에리는 로봇 전문기업 제너레이티브 바이오닉스와 선박 용접 작업이 가능한 AI 기반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복잡한 조선소 환경에서 기존 작업자와의 협업이 주요 목표다. 올해 말 현장 테스트를 거쳐 2년 내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은 엔비디아와 조선소 핵심 공정 수행이 가능한 AI 로봇을 개발 중이다. 엔비디아의 디지털트윈 기술로 가상 공간에 조선소를 재현한 뒤 AI 로봇에 용접, 도장, 검사, 자재 운반 등을 훈련시키는 구상이다.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는 지난 5일 2030년 가동을 목표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18만 6000㎡ 규모의 ‘아스널2’ 조선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총 투자비는 66억 달러로 ‘소프트웨어 중심 조선소’를 조성한다. 제작·조립·시험 등 전 공정을 데이터와 자체 소프트웨어로 제어해 생산라인을 재설계할 수 있는 방식으로 피지컬 AI와의 협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에 공정별 이동 거리로 발생했던 병목 현상 등이 대폭 해소되면서 미 잠수함 산업 생산능력은 약 15%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 12일 ‘조선 M.AX(제조 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를 열고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1조 4000억원을 투입해 조선업 전반에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할 것을 협의했다. 거제·부산, 목포·영암, 군산 등 3곳이 주요 거점으로, 조선 공정에 AI와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할 계획이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OS)를 구축하는 등 조선소 공정 자동화를 추진한다. 지난 13일 독일의 지멘스와 개소한 글로벌마린센터를 주축으로 디지털 조선소 구현 준비에 나섰다. 미국 로봇 기업 페르소나AI와는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2030년 무인 자동화 조선소 구현을 목표로 90종 이상의 자동화 장비 및 로봇을 개발·운용 중이다.
한화오션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생산·물류 공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야드를 구축 중이다. 조선소의 디지털 전환을 넘어 피지컬 AI의 적용 기반을 확대하는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거제사업장서 활용 중인 용접 로봇 등을 내년 말 한화필리조선소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는 마스가 추진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지컬 AI를 향한 조선 3사의 혁신은 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 대중국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영국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의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76%(5391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15%로 2%포인트 하락했다.
이성진 기자
세줄 요약
- 조선소에 휴머노이드·AI 로봇 도입 확대
- 용접·도장·검사·운반 공정 자동화 경쟁
- 국내 3사, AX 전략으로 초격차 확보 추진
2026-10-15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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