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가 GPU 서버 구입하고도 가동 못하는 서울대…4년 뒤에나 전력 증설

강윤혁 기자
수정 2026-10-13 16:07
입력 2026-10-13 16:02
교육위 한병도 민주당 의원실 분석
첫 증설 검토 요청부터 9년 4개월
공대, 자연과학대 등 AI 연구 차질
통합 관리 안 돼 전체 규모 더 클 듯
서울대 “AI 연구시설 전력 수요 분산”
서울대에서 전력 배정 부족으로 인공지능(AI) 연구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추가 전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증설도 2030년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AI 연구 공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전력 부족으로 인한 연구활동 차질 현황 등’ 자료를 보면 공과대학은 지난 8월 말 9570만원짜리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납품받았지만 전력 배정 부족으로 지난달 말까지 설치 및 가동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서버는 머신러닝·딥러닝 데이터분석 장비로 화학생물공학부 전산실에 배치될 예정이었다.
자연과학대학도 전력 부족으로 인한 연구 지연, 연구실 이동 및 서버 이전 사례가 2개 연구실에서 보고됐다고 밝혔다. 전력 배분 및 기자재 설치까지 대기 기간만 약 11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가동 상태인 서버·연구장비 금액도 약 2억원에 달한다.
이는 일부 단과대학에서 확인된 사례로 전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서울대 내 GPU 서버(1382장, 3월 기준)는 기관 및 연구실별로 운영되고 있어 장비 현황, 가동률, 공동활용 실적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향후 5년간 서울대 내 GPU 서버·냉각에 필요한 전력은 올해 2304㎾에서 2030년 4028㎾로 74.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최근 3년간 GPU 서버 평균 증가율 15%를 산술 적용한 전망치다. 엔비디아 ‘B300’ 등 초고전력 GPU 서버가 도입될 경우 추정치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서울대는 2021년 6월 한국전력에 25㎿ 규모의 전력용량 증설 검토를 요청했으나 한전은 “전력계통 공급 요건이 좋지 않다”며 증설 불가 회신을 했다. 이후 서울대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뒤 지난해 10월 24㎿ 규모의 전력수전예정통지서를 제출했다. 한전은 지난 6월 2030년 10월쯤 공급이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앞으로도 4년 뒤에야 전력 증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에 들어가는 예상 금액만 약 100억원으로 추산됐다.
서울대는 전력 여유가 있는 인근 건물 내 연구시설을 확충하거나 시흥캠퍼스 내 GPU 센터를 건립해 AI 연구시설의 전력 수요를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한병도 의원은 “AI 연구 경쟁력은 장비를 사들이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필요한 곳에 전력을 공급하고 장비를 실제로 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와 한전은 대학의 AI 연구 전력 수요를 계통 보강 계획에 반영하고, 서울대는 미가동 장비를 전수조사해 여유 서버실 활용과 GPU 공동이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흥 GPU센터도 최신 집행 현황과 단계별 추진 일정을 점검해 연구 차질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강윤혁 기자
세줄 요약
- 고가 GPU 서버 도입 뒤 전력 부족으로 가동 지연
- 자연과학대 포함 연구 지연·장비 이전 사례 발생
- 전력 증설 2030년 전망, AI 연구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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