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맹 경고음 곳곳 요란한데… “이상 없다”는 통일부 장관
수정 2026-10-13 03:53
입력 2026-10-12 21:34
北 지뢰 대응은 “저자세 아니라 정자세”
국민 우려 커지는데 기존 입장 되풀이
북한이 어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에 대한 사과 요구에 지난 3일에 이어 연거푸 미사일 도발로 응답한 셈이다. 적반하장을 넘어 이쯤 되면 조롱이라고 봐야 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 입장은 달라질 기미가 없다.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는 ‘대북 면죄부’성 발언으로 비판을 초래하고 물의를 빚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어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의 대남 비난에 이용되고 있다는 질문에 “동의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정동영도 지뢰 폭발 사건을 우리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고백했다”며 실명까지 언급한 마당이다. 어안이 벙벙해진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정 장관은 한미동맹 위기론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나라 중 줄다리기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며 “동맹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했다. 미국은 정 장관의 지난 3월 ‘북한 구성시 핵시설’ 발언을 문제 삼아 6개월 넘게 한국에 대북 정보 제공을 제한하고 있다. 한미일 북한 사이버 공격 대응회의에 처음으로 국정원 참석을 배제했고, 여당 대표까지 지낸 현역 국회의원의 미국 입국을 거부했다. 심각한 위기 신호가 줄줄이 이어지는데 정 장관 혼자만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정 장관은 구성 핵시설 발언을 2025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했다고 강변하지만, 장관 취임 전과 후 발언의 무게는 다르다. “동맹 간 줄다리기는 다반사”라는 발언도 납득하기 어렵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처럼 견해차를 조율할 때는 줄다리기를 할 수 있다. 지금 심각한 문제는 동맹 간 신뢰가 허물어졌다는 징후들이다. 정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등 핵심 안보수장들의 친북, 친중 성향을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
정 장관은 자신에 대한 사퇴론을 “색깔론”이라고 일축했다. 동맹 파열음을 감지하고 걱정하는 목소리를 그가 되레 색깔론 프레임으로 가둬 버렸다. 한국갤럽의 지난 6~8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사유로 안보·대북 정책(15%)이 직전 조사치보다 12% 포인트나 급증했다. 북한 지뢰 도발에 놀란 국민은 이후 정부의 일방적인 저자세 대응을 더 납득하기 어려워한다.
이 대목에서 누구보다 책임이 큰 사람이 정 장관이다. 그런데도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서는 “저자세가 아니라 정자세”라고 맞받았다. 기존의 대북 유화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해법이 보이지 않으니 국민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26-10-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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