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시대에 잠수함 다승왕 실화냐?...kt 고영표 15승으로 다승 공동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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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기자
수정 2026-10-11 17:15
입력 2026-10-11 17:15
세줄 요약
  • 삼성전 5이닝 1실점, 시즌 15승 달성
  • LG 임찬규와 다승 공동선두 확정
  • ABS 시대 잠수함 투수의 진화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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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kt 위즈 제공
kt 고영표 kt 위즈 제공


kt 위즈 고영표가 다승왕에 올랐다.

고영표는 11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경기에서 5이닝을 1실점(비자책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15승째에 입맞춤했다. 볼넷 없이 안타 4개만을 내줬고 삼진 5개를 솎아냈다. 이로써 고영표는 15승에 선착한 LG 트윈스 임찬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올시즌 다승 공동선두를 확정지었다.

단독 다승왕은 아니지만 의미는 적지 않다. 개인은 물론 소속팀 kt가 배출한 첫 다승왕이다. 무엇보다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김현욱 이후 처음으로 다승왕 타이틀을 따낸 잠수함 투수가 됐다. 역대 최고의 잠수함 투수로 꼽히는 이강철 kt 감독도 다승왕 타이틀을 손에 쥔 적이 없다. 그만큼 힘든 기록이다. 게다가 ABS 시대가 열린 이후 잠수함 선발투수는 사실상 멸종 상태다. 유일한 잠수함 선발 투수로 살아남은 것 만으로도 대단한데 다승왕까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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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kt 위즈 제공
kt 고영표 kt 위즈 제공


비결은 변신과 적응이다. 살아남기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ABS를 영리하게 활용하려면 스트라이크존 좌우보다 상하를 잘 공략해야 한다. 그러나 잠수함 투수들은 상하 보다는 좌우를 공략하는데 익숙하다. 태생적으로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도 없다. 타자들이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만 노리고 들어가니 잠수함 투수들은 공을 던질 곳을 찾기가 어렵다.

고영표는 피칭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는 도전에 나섰다. 높은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기 위해 포심은 버리고 투심과 커터를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낮은 쪽의 체인지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타자들은 높은 코스를 파고드는 변형 패스트볼에 꼼짝 못하고 당하기 시작했다. 올시즌엔 기존 커브 그립에 변화를 준 스위퍼까지 레퍼토리에 추가해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좌우 무브먼트에 상하까지 마음껏 공략하기 시작한 고영표의 투구를 타자들이 예측하고 대응하기는 어려웠다. 덕분에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임에도 불구하고 183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이 부문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구종의 선택과 완성도에 공을 기울인 것 만큼이나 그 공을 던지기 위한 준비 과정도 빈틈이 없었다. 코어 근육을 탄탄하게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세트 포지션을 가다듬어 주자를 묶어놓는 능력도 함께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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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샘 힐리어드가 11일 삼성전 3회초 1사 1, 2루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kt 샘 힐리어드가 11일 삼성전 3회초 1사 1, 2루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kt는 고영표의 다승왕 등극과 함께 외국인타자 샘 힐리어드의 홈런왕 등극 가능성도 열어놨다. 힐리어드는 이날 43호, 44호 홈런을 연거푸 쏘아올려 KIA 타이거즈 김도영과 홈런 선두로 나섰다. 다만 시즌 최다안타 경쟁을 펼치던 최원준이 이날 4타수 1안타에 그쳐 2안타를 추가한 롯데 빅터 레이예스(207개)에 2개차로 뒤지게 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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