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잔해에 깔린 엄마…생후 18일 아들 안고 32시간 버텼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수정 2026-07-01 06:18
입력 2026-07-01 06:18

베네수엘라 사망 1700명 넘어
“시신 수습용 가방 1만개 확보”

이미지 확대
남편 헤르손은 “아들을 다시 품에 안은 순간 기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BBC 유튜브 캡처
남편 헤르손은 “아들을 다시 품에 안은 순간 기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BBC 유튜브 캡처


이미지 확대
아들을 품에 안고 인터뷰하고 있는 파티뇨. BBC 유튜브 캡처
아들을 품에 안고 인터뷰하고 있는 파티뇨. BBC 유튜브 캡처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으로 사망자가 1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생후 18일 된 아들을 품에 안고 32시간 동안 잔해 속을 버틴 어머니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최악의 참사 속에서도 들려온 모자의 생환 소식은 현지에서 희망의 상징이 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NBC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에 살던 다야나 파티뇨는 지난 24일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 당시 생후 18일 된 아들 후안 다비드를 안은 채 건물 붕괴를 맞았다.

파티뇨는 BBC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가벼운 흔들림인 줄 알았지만 아들을 안는 순간 건물이 무너졌다”며 “왼쪽 다리가 콘크리트 잔해에 깔리고 머리는 바위에 눌려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잔해 속에서 구조를 요청했지만 자신의 목소리가 밖까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대신 아들의 코에 손을 대 숨을 쉬는지만 계속 확인했고, 몸 아래 깔려 있던 성경책을 느끼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티뇨는 “아들에게 모유를 먹일 수도 없었지만 아이가 살아 있는 한 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32시간이 흐른 뒤 희미한 불빛과 함께 오빠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여기 있어요”라고 외쳤다. 구조대는 그의 목소리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모자를 무사히 구조했다.

남편 헤르손은 “무너지는 건물을 보고 아내와 아들이 모두 숨진 줄 알았다”며 “아들을 다시 품에 안은 순간 기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미지 확대
베네수엘라 카티아 라 마르에서 지진 발생 사흘째인 2026년 6월 27일, 한 희생자의 시신이 이불로 덮인 채 놓여 있다. AP뉴시스
베네수엘라 카티아 라 마르에서 지진 발생 사흘째인 2026년 6월 27일, 한 희생자의 시신이 이불로 덮인 채 놓여 있다. AP뉴시스


이미지 확대
구조한 소녀 차량으로 후송하는 구조대원
구조한 소녀 차량으로 후송하는 구조대원 28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 지진 피해 현장에서 한 구조대원이 구조한 소녀를 차에 태워 이동하고 있다. 2026.06.29. AP 뉴시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현실은 여전히 참혹하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날까지 공식 사망자가 1719명, 부상자는 5032명, 이재민은 1만 586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최소 5만명으로 추정되며, 지진 이후 600회가 넘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 상주하는 지안루카 람폴라 델 틴다로 유엔 베네수엘라 상주조정관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당국과 협의해 시신 수습용 가방(보디백) 1만개를 확보하고 있다”며 “실제 희생자가 이보다 적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골든타임인 72시간은 이미 지났지만 구조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델 틴다로 조정관은 “생존 신호가 계속 감지돼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28일에도 7명을 추가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피해가 가장 큰 라과이라 지역에서는 시신을 안치할 공간이 부족해 임시 영안실에 시신이 쌓이고 있으며, 악취를 막기 위해 석회 가루를 뿌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냉동 차량이 부족해 동물 운반용 트럭으로 시신을 옮기고,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긴 이재민들은 촛불로 음식을 데워 먹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버티고 있다.

여기에 폭우까지 예보되면서 추가 붕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위성 레이더 분석 결과 최대 5만 8870채의 건물이 파손되거나 붕괴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유민 기자
세줄 요약
  • 생후 18일 아들 안고 32시간 버틴 어머니 구조
  • 베네수엘라 강진 사망 1700명 넘어 참사 확산
  • 여진·붕괴 우려 속 구조와 수습 작업 지속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다야나 파티뇨와 아들이 구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