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좋았던 멕시코, 딱 하나 축구만 빼고 [박성국 기자의 Adios!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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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수정 2026-06-30 16:21
입력 2026-06-30 16:21
세줄 요약
  • 한국 대표팀 부진으로 조기 귀국한 월드컵 취재
  • 멕시코 치안 우려와 달리 현지 환대가 인상적
  • 축구만 빼면 멕시코 체류는 좋은 기억으로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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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멕시코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지난 19일(한국시간)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앞에서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를 쓴 남성과 ‘루차 리브레’(프로 레슬링) 가면을 쓴 남성이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기자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과 멕시코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지난 19일(한국시간)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앞에서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를 쓴 남성과 ‘루차 리브레’(프로 레슬링) 가면을 쓴 남성이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기자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지는 사람이 삭발하는 ‘멕시코식 내기’를 했더라면 그나마 올여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을까. “적어도 7월 첫째 주까지는 한국에 없을 것”이라던 기자의 호기롭던 장담은 내심 월드컵 8강까지 기대했던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꿈과 함께 물거품이 됐고, 6월의 끝자락인 30일 15시간의 콩나물시루 비행을 거쳐 인천 땅을 밟았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아침 댓바람부터 두 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받은 ‘미국 취재 비자’는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이번 대회 유일한 기념품으로 남았다.

결과적으로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홍 전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은 적어도 16강까지는 갈 것으로 봤다. 홍 전 감독에 대한 신뢰보다는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이른바 한국 축구 ‘황금 세대’에 대한 믿음이었다.

한편으로는 대표팀의 실력보다는 ‘카르텔 폭동’ ‘세계 타살률 1위 국가’ 등 자극적인 기사로만 인식됐던 멕시코 현지 치안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출국을 앞두고 만난 주한멕시코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월드컵 대회가 열리는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 세 도시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은 떨칠 수 없었고, 멕시코 카르텔의 최대 본거지로 알려진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에 도착한 뒤 처음 이틀간은 너무 긴장하고 다닌 탓에 목덜미가 뻣뻣하게 굳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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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현지 주민의 초대로 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멕시코 전통 악단 ‘마리아치’가 기자의 과달라하라 방문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노래와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 과달라하라 박성국 기자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현지 주민의 초대로 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멕시코 전통 악단 ‘마리아치’가 기자의 과달라하라 방문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노래와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 과달라하라 박성국 기자


그러나 과달라하라에서의 2주, 몬테레이에서 보낸 일주일은 출장과 여행 등으로 수많은 나라와 도시를 방문했던 기자에게 잊을 수 없는 환대와 열정으로 가득한 ‘파이스 에르마노’(형제의 나라)였다. 어딜 가나 ‘니하오’나 ‘곤니찌와’가 아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광장과 펍에서는 스무살 가까이 어린 청년들이 ‘꺾인 40대’를 눈앞에 둔 기자에게 테킬라를 병째 입에 퍼부으며 “꼬레아노, 에르마노, 야 에레스 메히까노!”(한국인 형제여, 당신은 이제 멕시코 사람입니다!)를 연호했다.

일부 우버 기사들은 번역기까지 돌려가며 ‘절대로 가면 안 되는 지역’을 알려주며 기자의 안전을 챙겼고, 마을 타코 식당에선 “이 음식도 맛보라”며 이제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덤’의 미덕까지 보였다.

물론 밤늦은 외곽, 빈민가의 멕시코는 여전히 위험한 곳일 테다. 그럼에도 넷플릭스와 외신으로 배운 멕시코는 공포의 과잉이었고, 멕시코에서의 3주는 한국 축구의 ‘참사’만 빼놓고 모든 게 좋았다. 아디오스! 월드컵, 아디오스! 메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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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멕시코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지난 19일(한국시간)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대성당 앞 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다. 과달라하라 박성국 기자
한국과 멕시코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지난 19일(한국시간)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대성당 앞 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다. 과달라하라 박성국 기자


글·사진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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