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소문 고가 붕괴도 인재… 부실한 안전 관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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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5-28 02:06
입력 2026-05-2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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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고가 붕괴 현장 살피는 경찰-서울시 관계자
서소문 고가 붕괴 현장 살피는 경찰-서울시 관계자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붕괴 지점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그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이 무너져 시공사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위험을 살피러 들어간 전문가들이 점검 도중 변을 당한 비통한 사고이다.

사고 경위를 짚어 보면 이번 참사 역시 인재였음이 분명해진다. 사고 당일 새벽 슬래브 절단 작업 중 2.9㎝ 단차가 발견돼 공사가 즉시 중단된 것까지는 정상적인 대응이었다. 그러나 오후 2시 점검자들은 다리를 떠받치는 받침대(거더)에 의지한 채 상판과 아래 비계 사이의 높이 80㎝에 불과한 비좁은 공간으로 들어갔다. D등급 판정을 받은 위험 구조물을 점검하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추락 방지 장치조차 없는 상태였다. 점검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그 받침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점검자들은 매몰됐다. 고가 하부 차량 통행 역시 차단되지 않은 탓에 지나가던 화물차도 잔해에 깔렸다.

이런 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해체·철거 공사 현장 사고가 매년 200건 안팎씩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261건이 발생했고 올해에도 4월까지 이미 50건이 누적됐다. 사고 현장에선 작업계획서가 없거나 구조 안전성 검토를 소홀히 한 사례가 드물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원인 파악을 지시했고, 검경과 고용노동부도 수사에 착수했다. 책임 규명은 마땅한 절차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책을 구축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위험 구조물 점검 단계에서 점검자 안전부터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이 시급하다. 이제라도 임시 지지대 설치와 하부 통행 차단 같은 기본 조치를 빠짐없이 거치도록 명시해야 한다.

산업화 시기에 집중 건설된 인프라들이 동시에 노후화하면서 준공 30년이 넘는 도로 교량이 2019년 3908개에서 2023년 6326개로 4년 만에 1.6배 늘었다. 노후 인프라가 급속히 늘어나는 현실에서 철거와 점검 전 과정에 걸쳐 안전 기준을 새로 다듬는 작업을 더는 미룰 수 없다.
2026-05-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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