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배제돼 불만” 전국 최대 성매매조직에 수사기밀 유출…전 日경찰간부 집행유예

신진호 기자
수정 2026-03-29 21:10
입력 2026-03-29 15:29
일본 최대 규모의 성매매 알선 조직에 수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전직 경찰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일본 지지통신, 재팬타임스 등에 따르면 도쿄지법은 지난 25일 도쿄경찰청 전 조직폭력대책과 경부보(한국의 경위급)인 진보 다이스케(44)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진보 전 경위는 성매매 알선 조직 ‘내추럴’에 민감한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지방공무원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내추럴’은 여성들을 모집해 성매매 또는 유흥업소에 불법으로 알선하는 조직으로, 일본 전역에 약 1500명의 조직원이 암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나 구직구인 사이트를 통해 익명으로 은밀하게 여성들을 모집하고 수시로 조직원을 바꿔가며 활동하는 ‘익명·유동형 범죄그룹’ 중 하나다.
일본에서는 야쿠자 등 기존 폭력조직이 약화한 틈을 타 이른바 ‘한구레’라는 준폭력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내추럴’도 이에 해당한다. 한국으로 치면 이른바 ‘MZ조폭’과 비슷하다.
‘내추럴’은 성매매 알선 외에도 마약 유통, 보이스피싱 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진보 전 경위는 지난해 4~5월 경찰청이 ‘내추럴’과 관련된 장소에 설치한 수사용 카메라 정보를 조직원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조직 관계자들이 수사용 카메라에 어떻게 찍히는지 알 수 있는 이미지를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수사 대상에 오른 조직원과 관련된 23곳의 장소 목록을 유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진보 전 경위의 범행이 “경찰관 직무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면서 사회에 끼친 해악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진보 전 경위는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내추럴’로부터 정보 제공의 대가를 받은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추럴 측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더 정확도가 높은 정보를 얻으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상급자의 괴롭힘과 수사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절망감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엄중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면서 다만 피고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내추럴’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다짐한 것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도쿄경찰청은 판결 이후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도쿄경찰청에 따르면 ‘내추럴’은 전국에서 1500명이 활동하며 2022년에만 44억엔(약 414억원)을 벌어들였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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