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연애 적금 넣자”…캄보디아 거점 피싱 조직원 49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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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
손지연 기자
수정 2026-02-25 12:07
입력 2026-02-25 12:07

피해자 68명에게 105억원 편취
여성인 척 접근…쇼핑몰 부업 등 로맨스스캠
교직원·스님 사칭한 노쇼 사기까지
금감원·검찰 사칭해 75억원 갈취
20~30대 조직원 대거 가담…미성년자 조직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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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검거된 피싱조직원 일당. 서울경찰청 제공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검거된 피싱조직원 일당. 서울경찰청 제공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점으로 로맨스스캠과 노쇼, 금융감독원·검찰 사칭 사기를 벌여 100억원대 금품을 가로챈 피싱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캄보디아 프놈펜·프레이뱅을 거점으로 활동한 2개 피싱 조직 가담자 49명을 체포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37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2026년 1월까지 피해자 68명으로부터 약 105억원을 편취한 혐의(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를 받는다.

유형별로 보면 중국인 총책과 부총책, 한국인 총책 등으로 구성된 A 조직은 60명의 조직원을 꾸려 로맨스 스캠과 노쇼 사기를 진행했다. 경찰은 A 조직의 중국인 총책 등 총 41명을 체포하고 이 중 34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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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조직이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도용한 사진과 SNS 글. 서울경찰청 제공
A조직이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도용한 사진과 SNS 글. 서울경찰청 제공


A 조직은 타인의 사진을 무단 도용해 일본인 여성처럼 소셜미디어(SNS)로 접근, 최대 3개월간 피해자들과 연락을 이어간 뒤 ‘쇼핑몰 구매대행 부업’을 제안했다. 이들은 해외 유명 쇼핑몰과 유사하게 꾸민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소액 투자 시 10~20% 수익을 지급하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해자들이 고액을 입금하면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출금을 거부하는 이른바 ‘돼지도살’ 방식으로 28명에게 약 23억원을 가로챘다.

이후 이들은 더 높은 범행 수익을 위해 ‘코인 연애 적금’을 피해자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여성인 척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가짜 가상자산 적금 사이트에 가상화폐를 입금하게 하는 방식으로 추가로 1억 1000만원을 편취했다. 이들은 남성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여성 조직원들이 피해자들과 통화하게 하면서 신뢰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조직은 이후 노쇼 사기로 범행 수법을 변경했다. 이들은 대학교 교직원이나 스님 등을 사칭해 “실습실이나 사찰 공사에 필요하다”며 방범셔터, 오븐, 의료용 침대 등 물품을 대량 구매할 것처럼 접근했다. 피해자들에게 위조 명함과 사업자등록증을 보내 신뢰를 얻은 뒤 “항온항습기·제습기 등을 대리 구매해주면 함께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16명으로부터 5억 3000만원을 가로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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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직원 일당을 송화하는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직원 일당을 송화하는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금융감독원·검찰을 사칭한 B 조직은 중국인 총책과 한국인 총책 등 54명으로 구성됐다. B 조직은 중국인 총책이 확보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카드가 배송됐다”며 무작위로 연락했다. 피해자가 부인하면 피해구제 신청을 빙자해 원격제어 프로그램과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피해자가 공식 금융감독원 전화번호로 전화해도 악성 앱이 범죄조직 전화로 연결되게 한 것이다.

이후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을 사칭해 “명의도용 사건에 연루됐다”며 현금이나 수표, 골드바를 전달하도록 협박하는 방식으로 23명에게서 약 75억원을 빼앗았다. 경찰은 B 조직원 중 8명을 체포하고 나머지 일당을 추적 중이다.

체포된 일당 중 80%인 39명이 20~30대로, 이들은 대부분 한국인 총책의 지역 선후배로 구성됐다. 일당 중 한 명은 19세의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여러 차례 돈을 보냈으며, 약 4억원을 빼앗긴 피해자도 있었다. 이들은 범죄 수익 대부분을 도박 등 유흥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해외 거점 피싱사범 132명을 검거해 56명을 구속하고, 실종자 83명을 발견, 해외 취업 유인 글 369건에 대해 차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범죄수익금 10억원 상당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했으며 추가 환수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 경찰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와 캄보디아 수사당국과 공조해 로맨스스캠·노쇼 조직의 중국인 총책을 현지에서 검거해 송환을 협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고수익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해외 피싱 조직에 가담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으나 반드시 검거된다”며 “쇼핑몰 구매 대행 부업 등 사기 수법에 대한 국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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