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에겐 ‘견책’·교감은 ‘징계 없음’… 전교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정”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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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2-20 14:36
입력 2026-02-20 13:26

고 현 모 교사 사망 관련 학교법인 ‘솜방망이’ 징계
전교조 제주지부, 징계 의결 재심의 요구 촉구
사건 경위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 기재 의혹도
전교조 “허위 경위서 공식 사과, 유가족 회복 대책” 촉구
도교육청, 지난 13일 학교법인에 재심의 요구 공문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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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가 20일 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정, 이것이 학교 공동체입니까’ 라는 제목의 성명서. 전교조 제주지부 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가 20일 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정, 이것이 학교 공동체입니까’ 라는 제목의 성명서. 전교조 제주지부 제


故 현모 교사가 세상을 떠난 사건과 관련해 학교법인이 교장에게 ‘견책’, 교감에게 ‘징계 없음’을 의결하자 교육계 안팎에서 재심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책임 인정 수준이 지나치게 낮아 사회적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20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정, 이것이 학교 공동체입니까’ 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학교법인의 ‘솜방망이’ 징계 의결을 강력히 규탄했다.

앞서 도교육청 진상조사 보고서는 관리자들의 관리 책임을 인정하고 학교법인에 경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법인은 교장에게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견책 처분을, 교감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도교육청 권고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교조 측은 이번 의결이 단순한 징계 수위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태도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교사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학교의 관리 체계가 적절히 작동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성찰 없이 조직 책임을 최소화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건 경위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됐다는 의혹도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가족 측은 허위 기록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상처를 더욱 깊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의 명확한 인정과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교사들의 사기와 신뢰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사후에도 책임이 분명히 따르지 않는 구조라면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이날 ▲징계 의결 재심의 ▲허위 경위서 기재에 대한 공식 사과 ▲유가족 회복 대책 마련 ▲교사 보호 및 민원 대응 체계 전면 재점검 등을 요구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인사 조치 차원을 넘어, 학교 조직의 책임 구조와 교사 보호 체계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사의 생명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학교에서 학생의 안전을 말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도교육청은 학교법인에 재심의를 공식 요구한 상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월 4일 징계위원회 의결 내용을 9일 공문으로 통보받았다”며 “검토를 거쳐 13일 학교법인에 재심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현재 재심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관련 규정에 따라 도교육청의 재심의 요구가 접수되면 징계심의위원회에 이를 회부해야 한다. 징계심의위원회가 재심의를 통해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면, 법인은 그 결과를 집행하게 된다.

징계 대상자인 교장 등은 최종 처분에 대해 불복할 경우 별도의 구제 절차를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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