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발호 표류 사건’ 프랑스 교과서에 실리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수정 2026-02-20 10:49
입력 2026-02-20 10:49

나주시, 프랑스 도시와 우호 협약 체결

이미지 확대
윤병태 전남 나주시장이 이끄는 프랑스 방문단이 지난해 6월 클레르몽페랑시청에서 올리비에 비앙키 시장과 ‘나주시-클레르몽페랑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주시 제공
윤병태 전남 나주시장이 이끄는 프랑스 방문단이 지난해 6월 클레르몽페랑시청에서 올리비에 비앙키 시장과 ‘나주시-클레르몽페랑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주시 제공


1851년 전남 나주에서 시작된 조선과 프랑스의 첫 공식 교류 기록이 프랑스 고등학교 심화 프랑스어 교과서에 수록됐다. 무력 충돌이나 외교 협약이 아닌, 인도주의적 보호를 계기로 이뤄진 한·불 교류의 출발점이 프랑스 국가 교육과정에 반영된 것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르발호 표류 사건이 프랑스 교과서에 실렸다”며 “나주가 한·불 우호 교류의 출발점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국제적으로 공인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나르발호 표류 사건은 1851년(철종 2년), 프랑스 고래잡이선 나르발호가 전남 신안 연안에서 좌초되면서 시작됐다. 배에 타고 있던 선원 20여 명은 인근 비금도로 표류했으나, 당시 전라남도 일대를 관할하던 나주목의 보호 아래 안전하게 지낼 수 있었다. 비금도는 행정적으로 나주목에 속한 지역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상하이 주재 프랑스 영사 샤를 드 몽티니는 선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조선을 방문했다. 그는 1851년 5월 2일 나주목사 이정현과 공식 만찬을 갖고, 조선 측의 인도주의적 조치에 감사를 표했다. 이 자리에서는 조선의 전통주 막걸리와 프랑스 샴페인이 함께 오가며 양국 간 우호의 상징적 장면이 연출됐다.

몽티니 영사는 귀국길에 옹기 주병 3점을 프랑스로 가져가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유물은 현재 해당 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유물 제1호로 남아 있다.

이 사건은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 체결보다 35년이나 앞선 사례로, 한·불 관계사에서 가장 이른 공식 교류로 평가된다. 특히 군사적 충돌이나 강압 외교가 아닌, 상호 존중과 인도주의에 기반한 만남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이러한 의미를 기려 2023년 5월 2일을 양국 우정을 상징하는 날로 기념하고, 프랑스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에서 관련 행사를 개최했다.

나주시는 이 같은 역사적 자산을 현대적 국제교류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나주 원도심의 옛 고조현 외과 건물에 ‘나주 첫 만남 센터’를 조성해, 한·불 첫 만남의 역사를 교육·체험·관광·국제교류를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서 나주시는 지난해 6월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시와 우호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청소년·교육·문화·농업·공무원 교류 등 6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나주시는 올해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170여 년 전 나주에서 시작된 인연을 지속 가능한 국제교류 모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나주 서미애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나르발호 표류 사건이 일어난 연도는?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