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DNA’ 염다연 “무대에 오르자 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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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수정 2026-02-19 19:43
입력 2026-02-19 18:48
‘로잔 2위’ 염다연 “콩쿠르는 새로운 시작”
“쉬고 싶어도, 그만두고 싶어도 결국 연습”
오는 28일 유스발레스타즈에서 ‘흑조’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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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회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2위와 관객상을 수상한 염다연 발레리나가 19일 서울 서초구 코리아유스발레스타즈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발레리노 출신으로 염다연을 가르치고 있는 아버지 염지훈 발레웨스트스튜디오 대표. 연합뉴스
제54회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2위와 관객상을 수상한 염다연 발레리나가 19일 서울 서초구 코리아유스발레스타즈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발레리노 출신으로 염다연을 가르치고 있는 아버지 염지훈 발레웨스트스튜디오 대표. 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54회 로잔발레콩쿠르 결선 무대에 강렬한 붉은빛 의상을 입은 염다연(17)이 올랐다. 이탈리아 작곡가 체사레 푸니의 ‘라 에스메랄다’ 음악에 맞춰 우아한 투르 피케(한쪽 다리로 도는 동작)와 절도 있는 데벨로페(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를 연이어 선보였다. 힘과 균형감으로 자세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쥘 페로의 ‘에스메랄다’ 솔로를 끝냈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섬세함과 연기, 음악성을 치켜세우며 “완성도 높은 무용수”라고 평가했다.

“무대에 나가기 전에는 순서가 아예 생각 안 날 정도로 머리가 하얘졌어요. 무대에 올라 조명과 사람들 시선을 받으니 제 몸에 무게감이 하나도 안 느껴지고 나는 느낌이 들었죠.”

19일 서울 서초구 한국발레하우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염다연은 처음 발레 대회에 나갔던 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운명 같은 만남”이라고 했다. 15~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로잔콩쿠르는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대회로 이번 대회 심사위원단 의장은 영국 로열발레단 예술감독인 케빈 오헤어가 맡았다. 대회 입상자들에게는 연계된 해외 발레단이나 발레학교에 갈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

염다연은 이번 대회에서 2위 상과 관객상을 차지하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발레 콩쿠르에 나갔던 염다연은 “무대에서 내려오고 나서도 너무 신나고 벅찼다”며 여전히 그때 감정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추었던 ‘에스메랄다’ 솔로는 다른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선보여 익숙하다. 그는 “이번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연구했다”며 “새로운 느낌을 많이 낸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대해 “제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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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54회 로잔발레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염다연이 ‘에스메랄다’ 솔로를 추고 있다. 로잔 EPA 연합뉴스
2월 7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54회 로잔발레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염다연이 ‘에스메랄다’ 솔로를 추고 있다. 로잔 EPA 연합뉴스


그의 아버지 염지훈은 뉴질랜드 왕립발레단, 국립발레단, 유니버설 발레단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했다. 어머니는 일본 출신 발레리나 하라 사오리다. 발레 학원을 운영한 부모의 영향으로 염다연은 대여섯 살 무렵부터 놀이처럼 발레를 했다. 예술고등학교 진학하는 대신 아버지에게 홈스쿨링(재택교육)으로 발레를 배우고 있다.

“아빠한테 발레를 배우는 게 쉽지 않았다”며 웃은 염다연은 “아빠와 어렸을 때부터 많이 싸우고 혼나기도 해 편하게 다른 학원 가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했다. “쉬고 싶다가도, 그만두고 싶다가도 결국 가는 곳이 연습실이었다. 제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발레”라면서 “아빠가 혹독하게 시켰던 덕분에 제가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도 전했다.

이날 함께 간담회에 나온 염지훈 발레웨스트스튜디오 대표는 “저도 무용수의 길을 걸었고 많은 경험과 실패, 좌절을 알기 때문에 다연이만큼은 발레를 시키고 싶지 않았다”며 “그런데 다연이는 저와 DNA가 같았고 저를 따라와 줬다. 발레를 안 시킬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해외에 무작정 나가 발레단 문을 두드렸던 고생을 떠올리며 염 대표는 “다연이가 이렇게 꽃 피우기 위해, 제 경험과 노하우를 다연이에게 주기 위해 이렇게 고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뿌듯해했다.

염다연은 로잔콩쿠르 입상자 선택권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해외 발레단의 연수 단원으로 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감정 전달을 잘하는 발레리나 마리아넬라 누녜즈(로열발레단의 수석무용수)를 롤모델로 꼽은 그는 “관객에게 제 감정이 잘 닿을까, 연구를 많이 한다”면서 가장 연기하고 싶은 작품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았다.

염다연은 오는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리는 코리아유스발레스타즈 발레콘서트에 출연한다. 공연에는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양준영 국립발레단 단원, 김하은·이소은 등이 무대에 올라 ‘백조의 호수’, ‘레이몬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발레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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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54회 로잔발레콩쿠르에서 2위상과 관객상을 받은 염다연. 로잔발레콩쿠르·ⓒGregory Batardon
2월 7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54회 로잔발레콩쿠르에서 2위상과 관객상을 받은 염다연. 로잔발레콩쿠르·ⓒGregory Batardon


최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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