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 연장 규제 땐 세입자 ‘월세 부담’ 증가 우려

황인주 기자
수정 2026-02-19 18:18
입력 2026-02-19 18:18
사업자들, 월세 올려 회피 가능성
세입자 보호대책 함께 들여다봐야
금융당국이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규제 강화를 검토하면서 세입자 보호 대책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대출 연장이 막혀 상환에 실패할 경우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세입자의 주거 불안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규제가 강화되면 일부 임대사업자가 월세를 인상하며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등의 여신·기업금융 담당 임원(부행장)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관련 2차 회의를 열고 임대사업자의 대출 상환 방식과 만기 연장 절차 등을 점검했다.
당국은 임대사업자 대출에 적용되는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을 엄격하게 하는 안을 포함해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안을 포괄적으로 고심하고 있다.
RTI는 월세 등 임대소득으로 얼마나 이자를 잘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2018년 도입됐다.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눴을 때 규제지역은 RTI 1.5배, 비규제지역은 1.25배를 지킨 경우에만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예컨대 규제지역에서 연간 이자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임대소득이 최소 1500만원은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금융권은 최초 대출 시에만 적용하고, 만기 연장 시에는 이를 크게 따지지 않았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RTI 적용을 받지 않던 임대사업자가 갑자기 이 지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월세를 인상할 수 있다”며 “대출 연장이 안 돼 은행 근저당 설정에 따라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거나 차질이 빚어지는 등 세입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특히 아파트보다 빌라는 그간 전세대란 여파로 ‘그로기 상태’에 빠져있는데 대출 연장이 안 되면 월세 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규제에 따른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반박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1차 회의에서도 한 부행장은 “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다주택자 대출이 거의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임대사업자 대출의 정확한 수치 취합에 나선 상태다.
황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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