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 털어내고 손 맞잡은 최민정·심석희, 눈물의 금메달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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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수정 2026-02-19 06:45
입력 2026-02-1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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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드디어 금메달’
쇼트트랙 ‘드디어 금메달’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2.19 밀라노 연합뉴스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는 한국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여온 종목이다. 첫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던 1992 알베르빌 대회는 캐나다가 정상을 차지했지만, 1994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06 토리노 대회까지 한국이 4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까지 총 10번의 대회에서 7번 금메달을 가져왔다.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심판진의 석연치 않은 ‘코스 방해’ 판정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고도 실격 처리됐던 한국은 2014 소치 대회와 2018 평창 대회에서 다시 연속 우승하며 여자 계주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지만, 2022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내부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부침을 겪었다.

평창 대회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은 심석희와 부딪혀 넘어졌고, 이후 ‘고의 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으로 대표팀 에이스인 최민정과 심석희는 앙숙이 됐고, 심석희가 빠진 대표팀은 베이징 대회 계주는 캐나다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둘의 관계가 멀어지면서 여자 대표팀은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전술을 알고도 택하지 못했다. 계주에선 최민정과 심석희가 서로를 접촉하지 않는 순번에 배치됐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주장이 된 최민정이 먼저 심석희에게 손을 내밀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올림픽을 앞두고 진행된 심석희의 생일 파티에는 최민정도 함께해 밝은 표정으로 축하했다. 이전까지 언론 인터뷰 등을 꺼리던 심석희 역시 최민정과의 관계 회복을 계기로 표정이 밝아졌다.

최민정과 심석희가 마음의 앙금을 풀면서 대표팀은 계주 순번을 바꿨다. 초반 가속과 몸싸움에 능한 최민정이 1번, 역시 폭발적인 스피드의 김길리가 2번, 자리싸움에 강한 노도희가 3번, 큰 키(175㎝)를 이용한 스피드와 다음 주자를 밀어주는 힘이 좋은 심석희가 마지막 4번 주자를 맡았다. 4번 심석희가 강한 힘으로 1번 최민정을 밀어주면, 최민정은 밀어주는 힘을 이용해 더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다.

대표팀의 이런 전략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이번 대회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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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맛
금의 맛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 노도희, 심석희. 2026.2.19 밀라노 연합뉴스


이날 대표팀은 16바퀴를 남기고 2위로 앞서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에 3위로 추격하던 최민정이 부딪히면서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이를 악문 최민정이 균형을 잡으며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선두 그룹과 거리가 크게 벌어졌다.

이에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가 합심해 거리를 좁혀가기 시작했고, 5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심석희의 푸시를 받은 최민정이 탄력을 이용해 순식간에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어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레이스를 넘겨받은 김길리가 막판 스퍼트로 선두 이탈리아를 추월해 1위로 치고 나갔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따냈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경기가 끝난 뒤 태극기를 들며 감격스러워했고,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오른 올림픽 무대에서 동료들과 금메달을 합작한 심석희는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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