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동생에게 인감 맡겼더니 부모님 유산 가로채

문경근 기자
수정 2026-02-17 10:48
입력 2026-02-17 10:48
부모 유산을 함께 나누기로 했던 여동생에게 인감을 맡겼더니 재산을 모두 가로챘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저와 여동생을 키워주신 아버지마저 1년 전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A씨는 “장례를 치른 뒤 부모님이 남기신 예금과 부동산을 반반 나누기로 했다”며 “‘협의분할서’에 도장만 찍지 않았을 뿐, 말로는 분명히 그렇게 약속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A씨의 남편이 사업 문제로 송사에 휘말리게 됐다. 정신이 없던 A씨에게 여동생은 “인감이랑 서류만 보내라. 내가 깔끔하게 정리해서 절반 딱 입금하겠다”고 제안했다. A씨는 이를 수락했다며 “세상에 하나뿐인 동생이라 의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도 여동생은 재산 분할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 A씨가 전화로 질문해도 동생은 “서류 처리가 복잡하다”, “세금 문제가 남았다”는 말로 답변을 미뤘다. 불안한 마음에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A씨는 충격을 받았다.
부모님이 남긴 아파트와 토지, 예금 등 모든 재산이 동생 단독 명의로 이전된 상태였다. A씨가 따져 묻자, 동생은 “부모님 병시중 내가 다 했다. 언니가 한 게 뭐가 있냐. 이건 내 정당한 몫”이라며 “억울하면 소송하라. 그사이에 다 팔아버리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미 명의가 넘어간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인지, 소송하더라도 재산을 처분해버리면 한 푼도 못 받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명인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독점하는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 여동생은 상속인이면서도 자신의 상속분을 초과해 상속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참칭상속인’에 해당한다”며 “사연자는 여동생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해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상속회복청구권은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며 “여동생이 단독 상속등기와 예금 정리를 마친 사실을 알게 된 날을 기준으로 3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동생이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한 경우에도, A씨가 그 제3자를 상대로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며 “제3자가 참칭상속인의 상속등기를 믿고 부동산을 매수했다고 하더라도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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