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3차 상법 개정안…코스피 날개 달아줄까
이준호 기자
수정 2026-02-15 17:00
입력 2026-02-15 17:00
오기형 의원, 지난해 3차 상법 개정안 발의
2월 법제사법위 상정…13일 공청회 열려
‘주주가치 상승’ ‘경영권 방어 위축’ 팽팽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5500선을 넘었지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입법 지연을 연일 문제 삼은 가운데 3차 상법 개정안이 설 연휴 직후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차 상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 발의했다. 새로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이내 의무적으로 소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엔 자사주 소각 의무를 어길 시 이사 개인에게 5000만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경제적 제재’ 방안도 담겼다.
당초 특위가 목표한 처리 시한은 지난해다. 그러나 법왜곡죄(형법 개정안)·재판소원(헌법재판소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등 사법개혁 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등 검찰개혁 법안에 밀리면서 법안을 발의한 지 두 달이나 지나서야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3차 상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하자 지난 5일 본회의에 법안을 올리겠다며 속전속결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법안 심사 과정에서 민주당 내부 이견이 감지됐다. 일부 의원들이 재계의 우려를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다. 당 정책위원회는 외국인투자제한 규정 기업, 벤처기업에 대해선 자사주 소각 의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사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역시 입법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법사위는 지난 13일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민주당은 ‘자본시장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기업 경영의 자율성과 방어권 위축을 우려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코스피 5550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튼튼한 기초체력이 되기 위해선 개정이 완수돼야 한다”며 “자사주가 더는 총수 일가의 방패막이 아닌 온전한 주주가치를 높이는 마중물이 되도록 만들어야 할 골든타임은 지금”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자사주를 갖고 소리 없이 상속해 나가면서 주주의 이익에 충실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문제”라며 “자사주 소각 반대는 코스피를 거꾸로 돌리는 과정”이라고 했다.
반면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의 유일한 툴(도구)”이라며 “우리 기업이 헤지펀드, 인수·합병(M&A) 공격을 어떻게 방어할지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 법안이 (자사주 보유) 예외를 합리적으로 뒀다고 보기 어렵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해소해야 하지만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아야지 주식시장도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측에선 과잉 입법의 위험과 함께 예외가 필요하다고 주장이 나왔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각 의무의 기계적 적용은 회사별·상황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과잉 입법 위험을 내포한다”며 “강제소각 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사라져 적대적 M&A 등 경영권 공격에 무방비가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개정안이 유연해 법이 통과돼도 자사주를 의무 소각할 필요가 없다. 주주 동의를 받으면 계속 보유할 수 있어 문제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의 반대에 대해선 “지배권 보호 장치로 사용하고 싶어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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