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과음·과식 뒤 마비 증상…뇌졸중 4.5시간이 관건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2-15 10:00
입력 2026-02-15 10:00
생활리듬 깨지고 혈액 점도 변하면
혈관 부담 가중, 뇌졸중 위험 ↑
명절 연휴에는 과음과 과식, 수면 부족,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가 겹치면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특히 뇌졸중은 연휴 기간 응급실 내원 중증응급질환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이다. 생활 리듬이 깨지고 혈압과 혈액 점도가 급격히 변하면 혈관에 부담이 가중돼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우호걸 교수는 15일 “건강한 성인이라면 며칠간의 생활 변화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혈압이나 혈액 점도의 급격한 변화가 뇌졸중 촉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허혈성 뇌졸중·뇌경색) 터져(출혈성 뇌졸중·뇌출혈) 뇌 조직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는 질환이다. 흡연,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등 혈관 손상과 협착을 부르는 생활 습관도 주요 위험 요인이다. 별다른 전조 없이 진행되다가 혈관이 임계점에 이르는 순간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 증상은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마비, 언어 장애,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반복되는 구토 등이다. 우 교수는 “뇌졸중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FAST 법칙’을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웃을 때 한쪽 얼굴이 처지는지(Face), 양팔을 들어 올렸을 때 한쪽 팔이 떨어지는지(Arm),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지(Speech)를 확인하고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Time)는 의미다.
증상이 10~20분 안에 사라졌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중증 뇌졸중으로 진행되기 전 나타나는 ‘일과성 허혈발작(미니뇌졸중)’일 수 있다. 피로나 일시적 이상 증상으로 여기고 진료를 미루면 더 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허혈성 뇌졸중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 응급실에 도착하면 혈전용해제 투여가 가능하다. 막힌 혈관이 크거나 약물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동맥 혈전 제거술로 직접 혈전을 제거한다. 출혈성 뇌졸중은 출혈 양과 위치에 따라 혈압을 조절하고 출혈 확산을 막는 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필요하면 6시간 이내 수술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우 교수는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시간”이라며 “치료가 빠를수록 뇌세포 손상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명절 기간 고위험군은 생활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기름지고 간이 센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혈중 당과 지방 농도가 높아지고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평소 복용하던 혈압·당뇨·지질강하제는 연휴에도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우 교수는 “뇌졸중은 가정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로 이동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이라며 “의료기관 운영이 제한되는 명절 연휴에는 비상진료 의료기관과 응급실 운영 여부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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