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조선업 재건 행동계획 발표…“한일과 역사적 협력 계속할 것”
하승연 기자
수정 2026-02-14 17:00
입력 2026-02-14 16:25
42쪽짜리 ‘미국의 해양 행동계획’ 발표
한미조선협력 ‘마스가’(MASGA) 토대될듯
‘브리지전략’(Bridge Strategy)도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3일(현지시간) 낙후된 자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행동계획을 발표하며 한국·일본과의 강력한 협력 의지를 명문화했다.
백악관은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국가안보보좌관 겸임)과 러셀 보트 백악관 관리예산국(OMB) 국장 명의로 미국의 조선 역량 재건 방안을 담은 42페이지 분량의 ‘미국의 해양 행동계획’(AMERICA‘S MARITIME ACTION PLAN·이하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 행동계획에서 백악관은 “동맹 및 파트너와의 강화된 협력을 통해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들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한국, 일본과의 미국 조선 재활성화에 대한 역사적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방국과의 긴밀한 공조는 미국 해양 분야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까지 최소 1500억 달러(약 217조원)의 조선산업 전용 투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 재원을 투입해 미국 조선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언급된 ‘1500억 달러’는 지난해 타결된 한미무역합의 중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액의 일부로, 이른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위한 조선업 전용 투자 패키지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계획에는 외국 조선사와의 단계적 협력을 위한 ‘브리지 전략(Bridge Strategy)’이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이는 외국 조선사가 미국 조선소 인수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자본 투자를 단행할 경우, 미국 내 완벽한 생산 기반이 갖춰지기 전까지 계약 물량의 초기 일부를 자국(한국 등)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다.
이 전략이 실행되면 한국 조선업체는 미국 수출 물량 일부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지만, ‘존스법(Jones Act)’이라는 강력한 규제를 어떻게 우회하거나 예외 적용을 받을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내 항구에서 승객과 물품을 운송하는 선박은 ▲ 미국에서 건조하고 ▲ 미국 선적이며 ▲ 미국 시민이 소유(미국인의 지분 75% 이상)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백악관은 미국에 입항하는 모든 외국산 상업용 선박에 ‘보편적 입항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화물 중량 ㎏당 1센트를 부과하면 10년간 약 660억 달러, 25센트를 부과하면 약 1조 5000억 달러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확보된 자금은 ‘해양안보신탁기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산 선박에 대한 견제책으로, 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대신 한국산 선박이나 향후 미국 내 건조 선박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유인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중 정상 합의에 따라 해당 조치의 시행을 1년 유예한 상태다.
이 밖에도 행동계획에는 ▲해양번영구역(Maritime Prosperity Zone) 설치 ▲조선 전문 인력 양성 및 교육 개혁 ▲미국산 및 미국 국적 상업 선단 확대 등의 내용이 포괄적으로 담겼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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