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권교체가 ‘베스트’” 항모증파 천명…이란 ‘망치’ 또 얻어맞나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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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2-14 09:58
입력 2026-02-1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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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육군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2.13 노스캐롤라이나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육군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2.13 노스캐롤라이나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중동에 두 번째 항공모함을 조만간 추가 파견할 예정이라며, 이는 이란과의 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한 조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육군기지 포트 브래그를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두 번째 항모 파견’ 질문을 받고 “아주 곧(very soon) 출발할 것”이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사용할 것이고, 그것을 준비해놨다”며 “아주 큰 전력”이라고 덧붙였다.

미군은 카리브해에 배치된 핵 추진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을 중동에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페르시아만에 전개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에 더해 항모전단 2개가 중동에 배치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트 브래그 연설에서도 “나는 우리가 (이란과) 합의를 할 수 있을지 정말 보고 싶다”면서 “그들은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지난번에 나는 합의가 될 줄 알았다. 그들도 그러기를 바랐다. 우리가 한 일은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작년 6월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명)였다”고 말했다.

이란 정권교체 질문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중동행 두번째 항모 “곧 출발, 필요시 사용” 공식화
“미군, 트럼프 명령 떨어지면 수주 지속되는 작전 준비”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설 뒤 기자들에게 ‘이란 정권 교체를 바라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들은 47년 동안 말하고 말하고 말해왔다. 그들이 말하는 동안 우리는 많은 생명을 잃었다. 다리가 날아가고 팔이 날아가고 얼굴이 날아갔다. 우리는 오랜 기간 이런 상황을 겪었다. 그러니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이란에서 이슬람 신정 체제가 수립된 이후 미국과 이란 간에 47년간 적대 관계가 이어져 온 상황을 가리킨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정권을 넘겨받길 원하냐는 후속 질문에는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명령이 떨어질 경우 수주간 지속되는 대이란 작전을 전개할 가능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미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는 추가 배치가 임박한 항공모함과 함께, 전투기, 유도미사일 구축함 등 공격 및 방어용 무기체계와 병력 수천명을 중동으로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한 로이터의 취재에 응한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란이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것으로 전적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항모 증파’는 협상 지렛대…대화와 압박 투트랙 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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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해역에 배치된 미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호. 로이터 연합뉴스
중동 해역에 배치된 미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호. 로이터 연합뉴스


항모 전단은 미국이 단기간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전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항모 증파 발언은 결국 전쟁 예고장이라기보다 ‘결렬 비용’을 키워 합의를 유도하는 카드로 풀이된다.

이미 중동에 전개된 항모 전단에 더해 추가 전력을 붙이면, 이란은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이 실제로 비용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압박을 받는다.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결렬 시 군사 옵션으로 압박 수위를 올리고 선택지의 폭을 넓혀 협상 우위를 점하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정말 보고 싶다”면서도 이란이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라며 작년 6월 ‘한밤의 망치’를 거론해 기억을 환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협상 프레임을 ‘힘의 우위’로 고정하려는 신호로, 미국이 원하는 속도와 방향으로 상대를 끌고 가려는 강압적 외교 방식을 선명히 드러낸다.

이 구조가 굳어질수록 이란은 ‘시간 끌기’ 전략을 쓰기 어렵고, 미국은 “기회를 줬다”는 정당화 서사를 확보한다.

정권교체는 레드라인, 이란 양보 유인 약화…보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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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가 26일(현지시간) 영상연설에서 자국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5.6.26 AP 연합뉴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지도자가 26일(현지시간) 영상연설에서 자국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5.6.26 AP 연합뉴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권 교체 언급을 이란은 체제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이란 정권 교체가 일어나는 게 가장 좋은 일”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앞서 연설에서 “협상은 성공할 것”이라고 했던 것과는 톤과 결이 다르다.

이란 입장에선 “합의하더라도 결국 체제 전복을 원한다”는 의심이 커지고, 이는 협상 동기를 약화시키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47년간 적대”를 상기시키며 “우리는 많은 생명을 잃었다”고 말한 부분은 협상을 ‘거래’가 아니라 ‘역사적 원한’ 프레임으로 끌어당기는 효과가 있다.

합의의 문을 열어둔다고 해도, 이란은 ‘최종 목적이 정권교체’라는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여기에 로이터가 “미군이 수주간 지속될 수 있는 대이란 작전”과 전력·병력 추가 파견을 준비 중이라고 전하면서, 이번 국면은 ‘압박을 통한 합의’에서 ‘확전 가능성을 동반한 강압’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선 모양새다.

이는 미국이 단발성 타격을 넘어 지속 작전 시나리오까지 계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미국 군사 옵션의 신뢰성은 높이지만 역으로 이란의 보복 가능성도 키운다. ‘협상 지렛대’로 시작한 전력 증파가, 순간 오판·우발 충돌을 계기로 확전 경로의 입구가 될 수 있다.

미 당국자 역시 로이터에 “이란이 공격을 받으면 미국에 보복할 것으로 전적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하면서 억지력 강화와 보복-재보복의 사다리가 동시에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향후 관전 요점은 미군의 전력 전개 속도 및 지속 징후가 될 전망이다. 단순 억지에 그칠지 장기 작전 단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미국의 추가 전력 전개가 이란과의 협상 일정·조건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한밤의 망치’ 작전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의 ‘보복 신호’도 변수다. 이란은 직접 타격보다 대리세력과 비대칭 수단을 활용한 단계적 보복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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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3y-미국 이란 핵시설 타격 시간대별 구성
0623-3y-미국 이란 핵시설 타격 시간대별 구성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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