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결제내역 꼭 확인”…깜빡하면 소액절도범 몰릴 수도
반영윤 기자
수정 2026-02-16 17:00
입력 2026-02-16 17:00
절도는 피해자 의사 관계 없이 처벌
“결제 내역 확인하는 습관 길러야”
직장인 임모(30)씨는 2024년 9월 서울 양천구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2만 5000원 상당의 제품 20여개를 계산하지 않고 가져간 혐의(절도)로 그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임씨가 키오스크에서 바코드만 스캔한 뒤 결제를 완료하지 않은 채 물건을 반출한 점을 근거로 절도의 고의를 인정했다.
임씨는 “결제를 깜빡했을 뿐 고의는 없었다”며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재판관 전원일치로 “수사기록만으로는 절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인용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결정이 나오기까지 임씨는 전과는 아니지만 수사 기록이 남는 ‘기소유예’ 처분을 안은 채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임씨는 “이사 온 지 2주 만에 범죄자가 된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점포가 늘면서, 단순 실수로도 절도 혐의 수사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절도죄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한 범죄로, 이른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점주가 선처를 원하더라도 수사기관은 사건을 계속 진행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임씨 역시 점주에게 30만원을 건넸지만 수사는 종결되지 않았다.
무인매장에서의 부주의는 재물손괴 혐의로 번지기도 한다. 2024년 7월 광주 광산구의 한 무인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훔친 뒤 냉동고 문을 열어둬 약 100만원 상당의 제품을 폐기하게 한 70대 남성은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무인점포 이용 시 결제 완료 여부를 반복 확인할 것을 당부한다. 임씨의 법률대리인인 정동식 변호사는 “소비자의 동선과 결제 과정은 CCTV와 키오스크 시스템에 그대로 기록된다”며 “매장이 바쁘고 혼잡할수록 결제 여부와 금액을 영수증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또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면 결제 내역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변제 의사를 명확히 밝혀 피해자와 신속히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자로부터 처벌불원서를 받는다면 기소유예나 벌금 감경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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