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 루버 추락사고 체결 결함·관리 미흡 복합 작용”…유족은 반발

이창언 기자
수정 2026-02-12 16:38
입력 2026-02-12 16:21
사조위, 볼트·너트 부적절 등 직접 원인 지목
설계·시공 등 전 단계 책임 관리 부실도 지적
유족·노동계 “유족 배제한 조사, 공정성 없다”
경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여부 수사 계속
지난해 창원NC파크 외벽 장식 구조물(루버)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해 조사를 이어온 경남도 시설물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루버를 고정하던 연결 부위의 구조·기술적 결함과 관리상 미흡이 복합 작용해 발생했다’는 결과를 냈다. 창원시·창원시설공단·NC다이노스 등 구장 소유·관리·운영 주체 가운데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은 이번 조사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족과 지역 노동계는 ‘유족을 배제하고 내부 판단만으로 결정했다’며 반발했다.
구조·품질 분야 3명, 시공·자재 4명, 법률·제도 4명 등 11명이 참여한 사조위는 12일 경남도청에서 사고 발생 11개월여만에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고는 지난해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났다.
당시 구단 사무실 4층 창문에 설치돼 있던 약 33.94㎏의 알루미늄 소재 구조물 ‘루버’가 추락해 관람객 3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관람객이 머리를 크게 다쳐 치료받다 이틀 만에 숨졌다. 또 다른 관람객 1명은 쇄골 골절로 치료받았고 다른 1명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이날 사조위 조사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서 2022년 12월 창문 유리 파손에 따른 보수 공사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루버가 일시적으로 탈거한 뒤 재부착됐다.
이후 다양한 직·간접 요인들로 루버 상부를 고정하는 볼트·너트가 불안정한 상태가 됐고 상부부터 차례대로 이탈했다. 루버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루버 무게·회전에 따른 힘은 하부 고정 부위에 집중됐고 결국 화부 화스너(볼트·너트 등 고정 부품)에 체결됐던 육각 피스 4개가 루버에서 뽑혔다. 결국 루버는 17.5m 높이에서 완전히 이탈해 떨어졌고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사조위는 사고의 직접적 요인으로 ▲ 루버 상부 화스너 체결부에 볼트 풀림 방지를 위한 부자재 너트·와셔가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은 점 ▲볼트 규격에 맞지 않은 와셔를 사용한 점을 들었다. ▲체결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바람 등에 의해 루버에 반복적인 진동이 누적되고 상부 화스너 체결력이 약화한 점 ▲루버 상부 화스너에 설치된 중간 체결 너트가 이탈된 점도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간접적 요인으로는 ▲실시설계도면·시방서에 루버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점 ▲관급자재 납품자 시공형 분리발주 방식에 따른 시공과정에서의 책임 구분의 모호성 ▲건설사업관리자와 유지 관리·감독 업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준공도서 관리 미흡을 들었다.
박구병 사조위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특정한 단일 단계의 과실이라기보다는 루버 체결부의 구조·기술적 결함뿐 아니라 설계·발주·시공·유지관리 등 모든 단계에서 관리 미흡이 누적돼 발생했다”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제도 개선과 현장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조위에 이러한 발표에 유족과 지역 노동계는 ‘유족을 배제한 밀질 조사는 결코 공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유족은 입장문에서 “관련 법령에 유족을 사조위 회의에 참석시켜야 한다는 명문 규정은 없다. 그러나 동시에 배제해야 한다는 규정 없이 없다”며 “유족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보고서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느냐”며 강조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유족은 여전히 사고의 전모를 알지 못한 채 남겨져 있다”며 “경찰 수사는 끝까지 엄정하게 마무리되어야 하고 사조위 역시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끝까지 진실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준공된 창원NC파크는 창원시 소유이고 구장 관리 등은 창원시설공단이 맡는다. NC다이노스는 창원NC파크를 위탁 운영 중이다.
창원시는 사조위 발표 후 입장문을 내고 “야구장을 조성, 소유한 주체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시와 시설공단은 사조위가 발표한 사고 발생 원인과 개선 방향 등을 담은 사고 결과 보고서를 전달받는 대로 모든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미비점들을 책임 있게 신속히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어 “시는 지난 연말부터 ‘공공건축사업 총괄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리스크가 최소화되도록 사전적으로 공정 과정을 감독하고 있는데, 사조위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공정 과정 관리 감독도 강화하겠다”라며 “또 종국적인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규명할 관련 사법 절차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며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사고와 관련해 NC다이노스 대표, 창원시설공단 전 이사장,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권한대행 등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조사 중인 경남경찰은 “사조위 조사 결과를 참고해서 형사책임 대상자에 대해 엄정 수사할 예정이고 구체적인 수사 사안은 신속한 수사 마무리 후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창원NC파크에 설치돼 있던 루버 300여개는 모두 철거됐다.
창원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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