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언·단지누·펠제부르 “빙질 문제 많다” vs 조직위·이탈리아 “우린 괜찮은데?”

박성국 기자
수정 2026-02-12 14:42
입력 2026-02-12 14:42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회 6일째를 맞은 12일(한국시간)까지 한국 선수단이 ‘노 골드’(은1·동1)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쇼트트랙 경기장의 ‘빙질 문제’가 메달 사냥에 큰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혼성계주를 비롯해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른 주요 국가별 쇼트트랙 선수들은 경기가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의 얼음판이 너무 무뎌 스케이트 날에 쉽게 깨지고, 깨진 얼음조각이 금방 녹아 아주 미끄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남자 대표팀 임종언(고양시청)은 12일 공식 훈련은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경기 날 얼음 상태는 훈련 때보다 좋지 않았다”며 “얼음이 물러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무르고 미끄러운 빙질은 한국 혼성계주팀의 경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여자 대표팀 커린 스토더드가 계주 2000m 준결승 경기 중 경쟁 선수와의 몸싸움도 없이 혼자 갑자기 미끄러져 넘어졌고, 뒤따르던 김길리를 덮쳐 한국은 결승전에 오르지도 못했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한국이 혼성계주에서 은메달 또는 동메달을 딸 것으로 전망했다.
여자 500m 예선을 포함해 이날 하루에만 3번이나 넘어진 스토더드는 경기 직후 “이 경기장은 쇼트트랙 전용이 아니라 피겨 스케이팅장의 얼음 같다. 얼음이 너무 부드러워 스케이트 날이 깊게 박히고, 평소처럼 주행하기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혼성계주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네덜란드도 금메달 사냥에서 미끄러졌다. 여자 500m 세계기록을 보유한 산드라 펠제부르가 미끄럽고 무른 얼음 탓에 넘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과 함께 메달과 무관한 파이널B로 밀린 네덜란드는 금메달을 가져간 이탈리아보다 무려 3.482초나 빠른 2분35초537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5위로 경기를 마쳤고, 펠제부르는 정상적이지 않았던 경기장 환경에 화를 내기도 했다.
남자부 최강으로 꼽히는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 역시 “얼음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지적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한목소리를 빙질 문제를 제기했지만,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루카 카사사 조직위 대변인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빙질 문제를 제기한 선수는 소수”라며 “아이스 메이커가 경기 중에도 얼음 온도를 측정하고 빙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빙질 관리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올림픽 개회에 앞서 이미 이곳에서 많은 훈련을 치른 홈팀 이탈리아는 여유만만한 분위기다. 이탈리아 쇼트트랙팀은 넘어지는 선수가 속출했던 혼성계주에서 홀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이번 대회 자국 첫 번째 금메달을 챙겼다. 이탈리아 남자 대표팀 피에트로 시겔은 “빙질이 까다로운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에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한국 혼성계주팀이 결승전에 못 오른 직접적 원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