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재판소원법 반대 의견…“희망고문 유발”

이민영 기자
수정 2026-02-10 20:32
입력 2026-02-10 20:32
국회 법사위, 11일 재판소원법 처리 예정
“결국 4심제…국가경쟁력약화 초래”더불어민주당이 처리를 예고한 재판소원(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제도를 놓고 대법원이 “헌법 개정 없이 입법으로 도입할 수 없고, 결국 국가 경쟁력 약화와 ‘희망고문’을 유발할 것”이라며 국회에 반대 의견을 냈다.
법원행정처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36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사법부가 재판소원법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법사위는 11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해당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101조 1항),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구성한다’(101조 2항)고 정한 헌법 조항을 들어 “헌법은 재판에 대한 불복을 대법원에서 끝내도록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는 ‘재판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서 하되,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재판을 최종심으로 해야 함’을 명시한 것”이라며 “법원이 아닌 곳에서 재판한다든지, 불복이 있다 해서 대법원을 넘어서까지 재판을 거듭한다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정책적 관점에서도 재판소원 도입 시 결국 ‘4심제’가 돼 “재판의 지속과 반복으로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특히 헌재 스스로 2001년 2월 전원재판부 결정 등에서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것은 헌법에 반하고,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 본문이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헌법규정상 당연한 확인적 규정’이라고 판시했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또 우리 헌법이 ‘제5장 법원’과 ‘제6장 헌법재판소’를 병렬적으로 배치해 “대법원과 헌재의 권한을 수평적, 독립적으로 분장했고, 어느 기관을 다른 기관의 상급 기관으로 정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에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혀온 헌재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비판을 내놓았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헌법심’으로서 “확정 재판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 구제 절차”라고 주장하며 도입에 찬성해왔는데, 대법원은 이를 두고 “본질과 실체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의 결론이 헌재에서 뒤바뀔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희박하리라 예상 가능해 거의 모든 사건에서 재판의 실질적 종결만 늦어지고 소용은 없는 고비용, 저효율 제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재판소원은 결국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 등을 중심으로 극히 일부 사건만 선별적으로 이뤄질 것이어서 소송비용만 과다하게 지출하게 하는 희망고문”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독일의 경우 독일연방기본법 체계상 연방헌법재판소가 연방법원에 비해 우위에 있는 최고사법기관에 해당해 우리 사법체계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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