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대가 돈거래 의혹’ 명태균·김영선 무죄…증거은닉 교사는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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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언 기자
이창언 기자
수정 2026-02-05 15:31
입력 2026-02-05 14:54

재판부 “급여·채무변제일 뿐 정치자금 아냐”
명태균, 증거은닉 교사만 징역형 집행유예
지선 예비후보·미래연 전 소장도 모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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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왼쪽)씨,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심경을 밝히고 있다. 명씨는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26.2.5.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왼쪽)씨,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심경을 밝히고 있다. 명씨는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26.2.5.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명태균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명씨는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 징역 6개월의 집행유예 1년을 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부장 김인택)는 5일 오후 2시 명씨와 김 전 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 전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배모씨, 전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이모씨 등 5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 2022년 6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재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 공천을 도운 대가로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세비 등 80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세비 반띵’이다.

명씨 측은 앞서 김 전 의원과 돈거래를 두고 ‘급여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 측은 강혜경(김 전 의원의 전 회계담당자)씨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이들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날 재판부는 “두 사람 돈거래는 공천 대가나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해당 돈은 (김 전 의원 당협사무실에서 총괄본부장으로 일한) 명씨 급여 또는 채무변제금이다. 나아가서 이것이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돼 있거나, 명씨의 정치활동이라고 볼 수 없어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지급된 세비 절반은 급여이고 2023년 6월 이후의 세비 절반은 채무 변제용이라 봤다.

재판부는 “세비 절반이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에 해당하려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돼야 하는데,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돈은 급여 또는 채무 변제 명목으로 수수된 것이고 실제로 명씨의 생활비 등으로 사용되었으므로, 이를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 김 전 소장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배모씨·이모씨에게 공천 추천과 관련해 각 1억 2000만원씩 2억 4000만원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 돈거래를 두고 명씨와 김 전 의원 측은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고 김태열 전 소장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배모씨와 이모씨도 김 전 소장에게 미래한국연구소 운영자금을 빌려준 것이라고 공판 과정에서 말했다. 김 전 소장만은 명씨 지시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이들 간 돈거래 역시 공천과는 무관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제 소유자라고 볼 수도 없고 미래한국연구소에 입금된 돈이 명씨 또는 김 전 의원에게 귀속됐다고 볼 수도 없다”며 “돈이 처음 수수된 2021년 8월이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거의 10개월 앞둔 시점있었다는 점, 각 정당에서 공천이나 선거와 관련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지도 않은 시점인 점, 당시 배모씨·이모씨가 지방선거 출마를 확정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씨는 당시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의 지위에도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달된 돈은 미래한국연구소 운영자금 명목으로 대여되어 대부분 연구소 운영자금이나 김 전 소장 등의 사적 용도로 사용됐으므로 명씨나 김 전 의원의 정치활동을 위해 제공됐다고 볼 수 없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명씨는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었다.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2019년 9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사용했던 자신의 휴대전화 3대와 USB 메모리 1개를 처남을 거쳐 돌연 숨겨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 등이 담긴 이 휴대전화는 ‘황금폰’으로 불렸다. 명씨 측은 2024년 12월 12일 돌연 입장을 바꿔 검찰에 휴대전화기 등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 혐의를 두고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휴대전화 등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일시와 그 사용 시기가 중첩되어 수사기관의 압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컸고, 휴대전화 등에는 정치자금법위반 범행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보가 저장돼 있었다”며 “피고인의 증거은닉교사 행위로 인하여 수사에 중대한 장애가 초래되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증거를 은닉하고 수사에 혼선을 초래한 점에서 죄질이 좋지는 않다”며 “다만 자신의 증거를 은닉하도록 한 것인 점, 기소 이후 스스로 임의제출 한 점 등을 참작하여 징역형에 처하되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2일 검찰은 명씨에게 징역 6년(정치자금법 위반 5년, 증거은닉교사 1년)에 추징금 1억 6070만원, 김 전 의원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8000만원을 구형 한 바 있다.

또 배씨와 이씨에게 각 징역 3년, 김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추징금 8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 간 거래를 두고 검찰은 명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 유력 정치인과 접촉해 김 전 의원 공천에 관여했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에게 세비 절반을 받았다고 의심했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의원을 살려주세요”라고 부탁하고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내가 하여튼 상현이(윤상현 의원)한테 한 번 더 얘기해 놓을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하는 등 김 전 의원 공천을 받고자 여러 정치인에게 부탁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창원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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