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은 내 집에서”… 노인 80% 바람에도 현실은 병원 임종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2-05 11:41
입력 2026-02-05 11:41
노인 10명 중 8명 “집에서 돌봄 원해”
현실은 병원…임종 단계서 선택 역전
의료 공백·행정 부담, 재가 임종의 벽
정부, 가정형 호스피스·재택의료 확대
자택 사망 절차 간소화 추진
노인 10명 중 8명은 생애 말기를 자택에서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임종이 가까워지면 선호가 달라졌다. 절반 이상이 병원을 택했다. 집에서의 죽음을 가능하게 할 돌봄·의료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탓에 상당수가 결국 병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건강보험연구원이 5일 발표한 ‘한국 장기요양 노인 코호트 2차 추적조사 연구’에 따르면 자택에 거주하며 돌봄이 필요한 노인의 약 80%가 생애 말기 돌봄 장소로 ‘집’을 꼽았다. 2023년 기초조사 이후 3년간 자택 생활을 유지한 2933명 가운데 직접 응답이 가능한 노인을 조사한 결과다. 자택 선호 비율은 2023년 78.2%, 2024년 80.3%, 지난해 79.7%로 매년 80% 안팎을 유지했다. 병의원 선호는 30% 내외에 그쳤다.
하지만 막상 임종이 가까웠을 때 어디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고 싶은지를 묻자 선호가 역전됐다. 자택 선호는 67.3%에서 61.2%, 59.0%로 감소한 반면 병의원 선호는 44.3%, 50.0%, 52.7%로 상승했다. 임종이 가까워질수록 병원을 택하는 비율이 더 높아진 것이다.
연구진은 의료적 안정성과 통증 관리, 사망 후 행정 절차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가정에서는 응급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고 전문 의료 처치도 제한적이어서 결국 병원 임종을 선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병원이 아닌 집에서 생애 마지막을 맞을 수 있도록 의료진이 가정을 찾아 통증 관리와 심리·사회적 돌봄을 제공하는 ‘가정형 호스피스’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는 지난해 9월 기준 2042명에 그쳤다.
현실적 장벽도 여전하다. 자택에서 사망하면 변사 처리 절차에 따라 경찰 신고와 병원 사망진단을 거쳐야 하고 시신 운구와 보험 처리 역시 복잡하다. 이 때문에 임종 직전 응급실로 이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가정형 호스피스와 재택의료센터를 확대하고 통합돌봄과 연계해 재가 임종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자택 임종 시 사망 확인 절차도 관계 부처와 협의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임종이 가까워질수록 병원을 선택하는 노인의 비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