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 내려오다 ‘꽈당’…법원 “내려오는 법 안 알려줘” 회원 손 들었다

김소라 기자
수정 2026-02-05 11:20
입력 2026-02-05 11:13
회원 “헬스장, 지도 의무 어겨” 배상금 요구
보험사 “전적으로 회원 과실” 거부
법원 “안내문 없고 강사도 안내 안 해”
헬스장에서 한 회원이 러닝머신을 타다 내려오는 과정에서 넘어져 크게 다친 사고와 관련해 “러닝머신에서 내려오는 방법을 안내하지 않았다”며 헬스장이 회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군산지원 백소영 부장판사는 헬스장 사업주와 공제계약을 맺은 보험사가 회원 A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최근 기각했다.
또 A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반소(민사소송에서 피고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를 받아들여 원고인 보험사에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2023년 세종시의 한 헬스장에서 개인 강습(PT)을 등록하고 운동하던 도중 러닝머신에서 내려오다 넘어져 팔이 부러지는 등 큰 상처를 입었다.
헬스장이 가입한 보험사는 A씨의 부상이 전적으로 본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며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헬스장이 회원에게 안전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 사용 방법 등을 지도할 의무를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헬스장 내부 구조와 A씨의 부상 경위 등을 따져 헬스장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회원의 발이 걸려 넘어진 러닝머신과 다른 러닝머신 사이의 간격은 16㎝에 불과했다”며 “회원은 헬스장 이용이 미숙한 초보자였고 PT 계약을 하면서 강사에게 이러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이 일어난 헬스장에는 러닝머신에서 내려오는 방법 등에 대한 안내문이 없었고, 강사 또한 이러한 방법을 회원에게 안내하거나 지도하지 않았다”며 “이런 점에 비춰 해당 헬스장은 체육시설을 운영하면서 지도 및 교육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위반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인 A씨의 후유장애, 향후 기대소득 등을 고려할 때 1억 1900만원 상당의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에게도 러닝머신에서 무리하게 내려오다가 다친 책임이 있다며 배상액을 보험금 지급 한도인 3000만원으로 제한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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