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숨 끊어질 때까지 탕 탕 탕 탕! NRA 수장의 잔인한 사냥
임병선 기자
수정 2021-04-29 16:59
입력 2021-04-29 16:59
유튜브 동영상 캡처
2013년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벌어진 일이다. ‘웃픈’ 것은 남자의 사격 실력이 형편 없어 코끼리가 숨을 거둘 때까지 더 괴롭혔다는 것이다. 그는 웨인 라피에르 미국총기협회(NRA)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였다. 그 일년 전 샌디후크 초등학교 총기 난사로 26명이 숨졌을 때 나중에 유명해진 말을 남겼다. “나쁜 녀석이 총을 못 갖게 하려면 좋은 녀석이 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미국 국민들의 분노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츠와나로 건너가 엉터리 사격 실력 때문에 애꿎은 코끼리만 괴롭혔던 것이다.
며칠 뒤에는 그의 부인 수전도 같은 가이드와 함께 총으로 다른 코끼리를 사냥했다. 그녀는 가이드가 세워둔 삼각대 위에 소총을 올려놓고 발사해 두 번 만에 끝냈다. 가이드가 일러준 곳을 정확히 맞혔다. 남편보다 실력이 낫다는 말을 들을 만했다. 수전은 가이드의 조언대로 죽은 코끼리의 꼬리를 잘라낸 뒤 허공에 들어올리며 외친다. “빅토리!”
유튜브 동영상 캡처
그러나 닳고 닳은 NRA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버텼다. 홍보 담당자는 “당시 사냥은 전면 허가된 것이며, 모든 규정과 규칙을 따랐다”면서 “이런 사냥은 보츠와나 주민에게 도움이 되며, 경제와 문화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제의 영상은 사냥 경험을 불완전하게 묘사했으며, 이런 활동이 현지 공동체와 주민에게 여러 측면에서 보탬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참 뻔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라피에르가 사냥한 시점에 보츠와나는 코끼리 사냥을 허용해 당시 이들이 벌인 짓이 불법은 아니었다. 아프리카코끼리는 당시에는 멸종위기종(endangered)으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연초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에 포함됐다. 보츠와나는 지금도 13만 마리의 코끼리가 살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를 자랑한다. 2014년 코끼리 사냥을 금지했다가 2019년 5월 다시 풀었지만 지난해 다시 정부는 사냥 허가증을 입찰시키는 쪽으로 제한을 가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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